[현장에서] 주인도 안 지킨 무주 홍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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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오 호텔에서 끝난 2005 무술박람회는 미국 무술 시장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미 전역에서 2500여 개 무술팀과 130여 개 무술 관련 기업이 모여 무술 시연과 세미나를 하고 관련 상품 홍보도 했다.

올해는 이 축제의 귀퉁이에 한국 태권도 부스가 들어섰다. 50년 역사 속에 자생적으로 토착화된 미국 태권도에 '원조 태권도'를 알리려는 시도다. 연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무술 시장에 '태권도 관광'을 상품화한다면 부가가치가 크리라는 기대에 대한태권도협회와 한국관광공사가 손잡고 노크한 것이다. 지자체 중엔 전북 무주와 경기도.강원도가 참가했다.

그런데 행사 이틀째 오후까지도 무주의 홍보요원은 찾아볼 수 없었고, 무주를 홍보하는 책자 하나 없었다. 무주는 세계 태권도인의 메카를 목표로 2013년 완공 예정인 태권도공원이 들어설 곳이다. 박람회를 찾은 수천여 무도인들이 '한국=태권도=무주'라는 공식을 입력하고 돌아가기만 해도 큰 소득일 텐데 아까운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김세웅 무주 군수와 군청 직원들은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박람회에 하루 늦게 온 이유를 "디즈니랜드.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테마파크 방문 일정이 길어져서"라고 해명했다. "홍보용으로 가져 온 머루주가 LA공항 세관에서 반입이 금지되는 바람에 화물 전체가 늦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더구나 무주 측은 이날 저녁 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린 3개 지자체(무주.강원.경기) 설명회가 라스베이거스 방문의 제1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회에는 초청자 30여 명이 참석했을 뿐이다.

라스베이거스=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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