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통화2시간 한적없는데 휴대폰社선 확인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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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7월 아버지의 017 휴대폰 요금이 평소의 10배가 넘게 나왔다.

아버지는 주로 휴대폰을 걸기보다는 받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요금이 많아야 한달에 2만3천원 정도였다.

통화내역서를 뽑아보니 한 번호에 2시간 동안 사용한 기록이 남았다.

1초의 에누리도 없이 정확히 7천2백초 동안 사용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버지는 그 전화번호로 3~4분 전화한 적은 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사용한 적이 없었다.

대리점에 문의를 했더니 기계에도 결함이 없고 시스템 작동 확인 결과도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를 보여달라고 했더니 절대 보여줄 수가 없다고 했다.

기계에는 이상이 없으니 무조건 우리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기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는 통신사의 기계가 잠시나마 오작동을 했더라도 확인할 길이 없다.

본인이 쓰지도 않았고 한 전화번호와 통화시간이 정확하게 2시간, 7천2백초라면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런데도 대리점측은 확인을 안해주니 답답하기만 했다.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23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야 했다.

휴대폰 업체는 몇백만 가입자를 달성했다는 자축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소비자피해에 대해서는 냉담한 것이 현실이다.

휴대폰 팔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다.

정치훈 <대구시 서구 비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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