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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 고교 동창회 시리즈 ② 복자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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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1] 1973년 가을 교정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학생들. [2] 1985년 운동장에서 열린 체육대회. [3] 1981년 열린 제3회 교내합창경연대회 [복자여고 제공]

■ 교가 

이석현 작사 · 윤용하 작곡

동트는 아침 해는 우리의 기상
높은 뜻 맑은 꿈에 부푸는 가슴
피로써 가꾼 땅에 신앙을 이어
지식과 덕을 쌓는 배움의 동산
그 이름 복자 여중(고) 진리의 보금자리
명랑하고 부지럼한 희생의 정신
하늘 끝이 푸르고 참 다이 살자.

‘마리아상의 인연’ 후배 사랑으로

66년 첫 졸업생 배출 … 의사·변호사 등 진출 두각
명문대 진학률 높아져 동문들 뿌듯한 자부심

복자여자고등학교 22회 졸업생인 김선옥(41·복자여고 교사)씨에게 모교의 총동창회는 매년 기다려지는 행사다. 졸업한지는 23년이 지났지만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여고시절의 아련한 추억은 두 배가 됐다. 교편의 꿈을 키워준 고교시절 담임선생님과 이제는 제자가 된 후배들이 총동창회에 참석하겠다며 연락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다들 자식들 키우느라 먹고 사느라 바쁘지만 잊지 않고 참석해주는 동문들, 그리고 은사님들.

교정의 마리아상은 20여 년 전이나 지금, 여전히 학생들의 만남의 광장이고 나날이 성숙해지는 모교의 모습을 동문들에게 전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이번에는 어떤 친구들이 총동창회에 나왔을까? 괜스레 기대되는 날이다.

불모의 땅 성황동 언덕을 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땀으로 터를 닦아 학사(學舍)를 세운지 48년이 흘렀다. 1961년 당시 천안지역에 남자중학교는 3개가 있었지만 여중은 천안여중뿐이었다. 이런 여건을 감안해 여학생들의 진학을 돕는 차원에서 복자여중이 설립됐다. 2년이 지난 63년 3월 2일 1학급 규모의 복자여고가 개교, 중·고교가 함께 운영됐다. 66년 1월에는 중학교 4회와 함께 고등학교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복자여고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고 졸업생이 배출될수록 사회 각계각층에서 동문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남자고교처럼 졸업생들의 직업별 명단이 따로 관리되지는 않지만 의사·변호사·교사 등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한 동문들이 복자여고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

복자여고 총동창회는 여중과 공동으로 진행되며 여고의 개교기념일인 9월 26일 전후로 행사가 치러진다. 올해는 10일 오전 11시부터 학교 마리아홀 4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행사의 일환으로 보고 싶은 은사님을 초청해온 총동창회는 올해에도 10명의 선생님을 초대했다.

◆명실상부한 중부권 명문여고=복자여고는 매년 100명 가량을 서울 소재 상위 8개 대학에 보낸다. 2009년 대입에서도 서울대, 연·고대·성균관·한양·서강·중앙·경희·이대에 77명을 보냈다. 올해 대학입시에서도 이들 대학에 100명 이상을 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복자여고가 천안은 물론 충남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명문여고로 위상을 드높이자 동문들의 참여도 속속 늘고 있다. 후배들의 발전을 위해 장학기금을 내놓는 것은 물론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찾아가 후배들을 격려한다.

이때문에 복자여중·고 총동창회는 매년 규모와 커지고 있고 전통도 깊어가고 있다. 개교 40주년이었던 2002년엔 ‘복자40년 사진첩’을 발간했다. 개교 50주년을 맞는 2011년엔 동문들이 참여를 독려하고 알찬 동창회가 꾸려질 수 있도록 동문명단과 연락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동문 대부분이 주부인 탓에 남자고교에 비해 동창회 운영이 활발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모교에 애정과 관심이 깊어지는 동문들이 늘고 있어 복자여중·고 총동창회의 미래는 밝다.

조민재 인턴기자

■ 교장 인사말

복자(福者)는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성인을 부르는 가톨릭용어로 순교자의 정신을 담아 교명을 짓고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가르치겠다는 소박한꿈으로 시작한 학교가 이제는 충남 제일의 명문여고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학력을 신장시킨 학교로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루어낸 우리 학교의 전통들은 오늘날 복자교육을 지키는 견고한 힘이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지도가 없어도 스스로 공부하는 절제된 행동, 신뢰와 존중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자치 능력, 선·후배간의 돈독한 정과 의리, 예모 있고 명랑한 품성과 행동, 그리고 어려운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학교는 이제 여러분들이 일구어낸 이 힘을 밑거름 삼아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세계를 향한 비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덕·체·영의 조화로운 교육을 통해 21C의 세계화, 국제화에 걸맞은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복자의 든든한 버팀목인 동문 여러분!

우리 복자학교가 꿈꾸는 새로운 도약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지역 명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려는 복자학교의 활기찬 노력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십시오. 뿐만 아니라 본교의 설립 이념처럼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복자인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우리 복자학교의 보람이 되어 주시고 존재의 이유가 되어 주십시오.

장복수 복자여중·고 교장

복자여고 총동창회장 최진복
“지역 넘어 세계로 뻗는 동문들 뒷받침”

“복자여고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동문들의 역량을 모아 뒷받침하겠다.” 최진복(50·13회·사진) 복자여고 총동창회장은 명문여고로 발전하고 있는 복자여고의 동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1일로 예정된 총동창회 행사 준비로 바쁜 최 회장을 만났다.

-총동창회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올해는 13회가 맡아 준비하고 있고 선·후배들이 나서서 돕고 있다. 여고 동창회라 참가 인원이 많지는 않지만 복자 여중·고 합동으로 열려 매년 100~150명의 동문이 참가한다. 식전행사와 식후행사로 나눠 본 행사 이후에는 간단한 식사와 함께 동문들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마련했다. 은사님들도 열 분 초청해 자리를 빛내주실 예정이다. 박상국, 나승홍, 이명우, 정용남, 윤세철, 류응렬, 윤용봉, 김영년, 김태창, 한석희 선생님이 총동창회 소식을 알고 흔쾌히 참석의사를 보내주셨다.”

-총동창회 임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

“모든 임원은 총동창회 행사를 맡은 회기에서 선출하고 부회장과 총무는 차기 회기에서 선출하게 된다. 11일 총동창회 행사를 통해 신임 총동창회장이 동문들에게 인사를 할 예정이다. 이제 회장직에선 물러나지만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신임회장을 도와 동창회가 번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후배들을 위해 동창회가 하는 일은.

“매년 열리는 총동창회 행사 등을 통해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모아왔다. 모아진 장학기금은 총동창회 행사 때 여중·고에 한 명씩 장학금을 전달한다. 올해 행사에는 특별히 8회 이영옥 선배와 박정신 선배가 전달하는 별도의 장학금도 있다. 주부들이 많은 여고 동창회에서 해마다 200만원 이상의 장학기금이 모아진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 적립해 놓은 장학기금이 1억 원을 넘어섰다. 후배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지고 총동창회가 활성화 될수록 장학기금도 조금씩 더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학교의 대·소사에도 참석해 후배들을 응원하고 동문들의 힘을 모아 모교에 전달한다.”

-동문들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로 복자여중·고교가 개교 48주년을 맞았다. 명문여고에 걸맞은 총동창회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문들의 애정 어린 관심을 기다린다. 모교가 훌륭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동창회도 적극 지원하겠다. 복자인들이 오랜만에 만나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동기생, 은사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즐겁게 즐기고 앞으로 모교의 발전을 위해 동창회가 어떤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지 같이 생각하는 시간으로 가졌으면 좋겠다.”

문의 총동창회 사무실 (041)551-6001

조민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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