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도로 완공되면…IC주변 땅값 들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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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도로는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오는 11월 한강 이남 구간이 완전 개통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도로와 연결되는 인터체인지 (IC) 주변은 교통발달로 개발이 촉진된다.

물론 부동산값도 오르고 그래서 투자가치도 높아진다.

도로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개통을 앞두고 다시 추가상승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토지개발 전문가인 현대산업개발 강광식 (康光植) 부장과 현지를 돌아보면서 개발여지를 알아봤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일부 구간이 이미 개통됐고 이번 산본~김포 구간이 완공되면 한강이남.동부 구간 (퇴계원~판교~안양~부천~일산, 93.7㎞) 의 교통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IC주변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부쩍 많아졌다.

교통이 좋아지면 당연히 주변 개발이 촉진돼 투자전망 또한 밝을 수 밖에 없다.

이번 개통구간 주변은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투자 측면에서 당장은 큰 매력이 없다.

하지만 그린벨트가 해제될 경우 공영개발 방식으로 택지개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발빠른 투자자들은 투자가치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용지 보상 단계에 들어가 있는 수도권 북부 구간 (일산~송추~퇴계원, 32.6㎞) 까지 개통될 경우 서울의 영향권은 더욱 넓어진다.

민자유치 방식으로 건설예정인 이 구간의 개통시기는 2005년으로 일단 개통만 되면 수도권의 지도는 다시 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산본IC 주변 = 직접적인 영향권인 산본 신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평촌~판교~성남~하남~구리권 개통 때 값이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남 방향인 시흥~부천~인천~김포~일산이 연결되면 새로운 수요창출로 기존 산본 신도시 아파트값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안현 분기점 = 제2경인고속도로와 만나는 지점. 이 분기점 (JC) 은 바로 인근에 있는 대야IC 주변의 영향력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접근이 간편한 탓이다.

제2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광명시 주민들은 이 분기점을 이용할 경우 일산.수원.성남.구리권 접근이 손쉬워진다.

하지만 부동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대야IC=시흥.부천시와 연결되는 곳이다.

주변지역 개발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있어 현재로선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그린벨트 해제폭이 얼마나 되느냐가 개발의 관건이다.

설령 개발되지 않더라도 기존 시가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야IC가 들어서는 시흥시 대야동의 성지부동산 조중호 사장은 "지난해 다소 떨어졌던 그린벨트 내 땅값이 현재는 외환위기 전인 평당 50만원선을 회복한 상태지만 투자 목적으로 땅을 찾는 수요는 아직 없다" 고 말했다. 주거지역이 전체의 13%선인 시흥시는 택지가 부족하다보니 주택용지가 평당 2백50만~3백만원선으로 집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편. 은행.연성지구 등 개발이 가능한 곳은 이미 택지지구로 개발됐다.

그러나 주변의 자투리땅이나 중.소규모 준농림지 개발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한적한 곳의 전원주택지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장수IC=인천시 장수.만수.구산동이 영향권.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긴 했지만 그래도 개발여지는 많은 편이다.

그러나 군부대가 많고 그린벨트 해제 여부도 알 수 없어 현재로선 개발전망을 분석하기 어렵다.

◇ 송내IC=주변이 대부분 개발돼 개발 잠재력은 크지 않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값에는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인근의 부천 중동 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IC인근인 인천 구산.일신동에 개발을 촉진시킬 가능성은 크지만 이지역도 그린벨트여서 그 해제여부가 관심사다.

◇ 중동IC=이미 개통된 구역. 도로 양편에 개발되는 94만평규모의 부천 상동지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천쪽에는 삼산.부개지구, 부천쪽에는 중동 신시가지가 이미 조성돼 있다.

IC덕택에 기존 아파트 전세값이 많이 올랐다.

물론 매매가에도 다소 영향을 미쳤다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현재 중동신도시 롯데아파트 32평형은 매매값이 1억5천만원, 전세값은 8천만원이며 그린타운 49평형은 각각 2억2천만원, 9천만원. 중동IC를 이용해 경인고속도로와 만나는 서운분기점을 통해 서울 접근이 간편하다.

◇ 서운 분기점 =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곳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다만 인근인 중동.계양IC 주변의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 계양IC=인천 박촌동 일대는 부분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건너편은 그린벨트로 묶여있어 현재로선 개발 가능성은 없다.

침수지역인 이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새로운 신도시 개발도 예상할 수 있다.

이 IC가 완전 개통되면 박촌동 일대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양IC와 연계되는 가장 큰 아파트 단지는 계산지구. 다소 값이 오른 상태로 현대 아파트 32평형은 1억2천만원, 48평형은 1억5천만~1억6천만원을 호가한다.

◇ 김포IC=이번 개통구간 중 가장 개발 잠재력이 큰 곳. 그동안 김포일대에 택지개발이 많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도 개발여지가 많다.

경인고속도로.자유로 이용이 가능해 그만큼 서울 접근로가 많아진 탓이다.

그래서 부동산값도 많이 뛰었다.

전망이 좋은 김포시 신곡리 일대는 그린벨트로 묶여 IC개통에 따른 땅값 움직임은 별로 없다.

대양부동산 윤재목 사장은 "인근에 3만평 규모의 신곡택지지구가 개발중이나 그린벨트가 풀리지 않으면 추가 개발이 여의치 않다" 고 말했다.

신곡리 길훈아파트의 경우 현재 32평형의 매매값은 9천만원, 전세값은 4천5백만원이며 42평형은 각각 1억3천만원, 5천5백만원이다.

◇ 북부 구간 = 현재 용지매입 단계. 완공날짜는 아직 멀었지만 일단 개통되면 주변의 개발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 가능지역이 많기 때문. 이 구간에 들어설 IC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고양시 원당 ▶양주군 벽제 ▶양주군 장흥면 송추 ▶의정부시 장암동 의정부 ▶남양주시 별내면의 덕송 등이다.

덕송IC가 위치한 별내면의 경우 수락산 자락과 연결되는 그린벨트 지역. 인근 랜드공인의 김영순씨는 "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동부지역과 일산 방향으로의 통행이 좋아지고 주거 환경이 뛰어난 만큼 그린벨트만 풀리면 개발여지가 매우 많다" 고 말했다.

송추IC가 들어서는 양주군 광적.장흥.백석면 일대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린벨트 지역이 아니어서 여건은 더 좋은 편. 물론 준농림지 보다는 농림지가 많은 편이어서 대규모 개발을 위해서는 용도변경이 뒤따라야 한다.

최영진.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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