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커진 DJ 싱크탱크, 동교동계와 결합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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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국정운영 주도세력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을 끌고 있다.

여권 핵심부가 기득권 포기를 통한 전혀 새로운 신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어 신당 창당을 계기로 새로운 실세그룹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조짐은 창당 준비 과정에서부터 드러난다.

창당준비위는 당내 중진과 영입파가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는 쌍두마차 체제가 유력하다.

개혁적 성향의 신진인사가 기존 정치인과 대등하게 머리를 맞대고 이념과 정강정책.공천 등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게 된 것이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사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최근의 청와대.당 개편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김성재 (金聖在) 한신대 교수와 임채정 (林采正)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에 각각 기용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결성된 '지정회' 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과거 야당시절부터 김대중 대통령에게 조언해온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지정회는 "중산층과 서민 중심으로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 고 꾸준히 건의해왔고 신당 창당의 이념적 토대도 제공해 왔다.

김성재 수석과 성균관대 교수 출신의 김유배 (金有培) 복지노동수석, 신당 창당의 상대역인 이재정 (李在禎) 국민정치연구회 이사장, '재벌체제 종식론' 을 편 황태연 (黃台淵) 동국대 교수 등이 주요 멤버다.

문제는 창당과정과 창당 이후 당 노선과 주도권을 둘러싸고 신진인사 그룹과 기존 주류세력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데 있다.

최근의 개혁적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신진인사 그룹의 전진 배치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교동계가 신진그룹과 제휴해 신주류를 형성하는 길로 나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정치권에서는 동교동계가 분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과거의 동교동계식 정치를 탈피, 새 주체세력을 형성하려는 측과 응집력에 의존한 기존 동교동계 유지파로 나뉠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갑 (韓和甲) 사무총장이 전자에 속한다.

그러나 이런 구도의 실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신당 참여인사들이 현실정치에 성공적으로 적응할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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