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 승마 '금쪽 같은 9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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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단체전 첫 자력 출전에 세계 9위. 한국 승마가 아테네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쾌거를 올렸다.

한국 승마팀은 25일(한국시간) 마르코풀로 승마장에서 열린 승마 장애물 비월 단체전 결선라운드에서 9위에 올랐다. '금.은.동이 수두룩한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한국 승마계는 이 결과를 '경사'로 받아들인다. 사상 처음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딴 데다 지난 24일 단체전 1라운드에서 10위를 차지해 16개국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인데 결선에서 승마 강국인 프랑스.브라질.뉴질랜드.일본.멕시코 등을 제친 것이다.

▶ 한국 승마대표팀이 25일 단체전 9위가 확정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황순원.우정호.주정현 선수, 최명진 감독, 손봉각 선수. [한국 승마대표팀 제공]

최명진 감독은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 몰라도 9등이면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1승을 올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선수 전원이 삼성전자 승마단 소속인 한국은 결선 첫 주자로 나선 손봉각(30)이 벌점 5점의 깔끔한 경기를 펼쳤지만 팀의 맏형인 에이스 우정호(33)가 벌점을 16점이나 받아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세번째로 나선 황순원(30)이 벌점 6점으로 선전, 순위를 끌어올렸다.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한국의 성적은 꼴찌. 선수 한명이 세계무대에서 나름대로 활약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린다는 승마계에서 불과 2년 만에 실력이 급성장한 비결은 체계적인 강훈련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 4년간 승마 최강국 독일에서 현지 코치의 지도 아래 집중적이고 조직적인 훈련을 받아왔다. 휴가는 지난 4년 동안 딱 두차례, 그것도 보름씩에 불과했다.

아테네=특별취재팀

***아테네 올림픽 특별취재팀
◆스포츠부=허진석 차장, 성백유.정영재.김종문 기자
◆사진부=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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