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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법 심한 중계유선TV] 중계 對 종합유선 영토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2년 '유선방송관리법' 을 근거로 공중파TV 방송의 난시청 해소를 위해 도입된 중계유선방송업체 대부분은 사실 영세하다.

중계유선방송의 주무부서인 정보통신부의 97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 8백60개의 중계유선업체 가운데 가입자 3천가구 이하 영세업체는 4백90개로 50%를 넘는다.

강원도 정선군의 경우 9개 업체가 지역을 나눠 영업 중인데서 보듯 영세업체 대부분은 동 (洞).면 단위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래서 얻은 별명이 '동네유선방송' 이다.

그러나 동시에 일부 중계유선업체들이 인접 업체를 인수해 시.군단위 지역을 장악하는 대형화 현상도 나타났다.

정통부의 97년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수 기준으로 10만가구 이상인 업체가 4곳, 5만~10만가구 업체가 22곳이나 된다.

또 케이블TV (SO) 의 평균가입자 수준 (2만5천) 의 중계유선업체도 33곳이나 된다.

이런 업체들이 확보한 가구는 전국 8백60만가구 가운데 5백40만가구다.

이같은 대규모 가입자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이나 순익은 결코 영세하지 않아 업계 전체의 공식 연평균 수익은 2백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막강한 중계유선의 텃밭에 케이블TV들이 등장하자 중.대형 중계유선들은 무허가 다 (多) 채널 운영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케이블TV들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전국 77개 케이블TV업체의 실가입자는 80여만 가구.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1조3천억원이다.

이러다 보니 일부 지역에선 중계유선업체와 케이블TV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무차별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기도 하고 상대방 전송망을 훼손시키는 사건도 발생한다.

최근에는 중계유선의 불법방송 근절을 위해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

이처럼 케이블TV와 중계유선업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 비해 케이블TV에 방송물을 공급하는 뉴스.종교.드라마.영화 등의 프로그램 공급업체 (PP) 는 입장이 다르다.

지난해까지 29개 PP업체의 누적적자는 6천억원. 때문에 통방법 제정 뒤 케이블TV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중계유선에 관심이 크다.

케이블TV로 전환되는 업체에 방송물을 공급할 수만 있다면 시청료나 광고료 수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해 8월의 중계유선의 실사는 이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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