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계곡 지나만 가는데도 관리비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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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족들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흥정계곡으로 피서를 갔다.

아직은 개발이 덜된 곳이라 자연의 정취를 흠뻑 맛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길을 나서기 전부터 마음이 들떴다.

그런데 계곡 초입에 들어서니 마을주민들이 초소를 만들어 놓고 국립공원처럼 1인당 2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흥정계곡이 마을관리 휴양지라 야영하는 외지인이 버리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청소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경우 계곡 안쪽에 위치한 음식점 겸 숙박시설을 찾을 작정이었지 계곡에서 야영할 계획은 아니었다.

때문에 계곡을 더럽힐 이유는 없었던 것이었다.

계곡 안쪽의 음식점은 제법 이름이 나 있던 터라 우리처럼 야영장비를 갖추지 않거나 그저 식사만 하고 가려는 방문객이 무척 많았다.

그들도 비싼 입장료를 내는 것을 꺼리는 듯했다.

5인가족이 계곡을 한번 통과하는 데만 1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을주민이 자체적으로 나서 계곡을 깨끗이 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비싼 입장료도 문제거니와 야영하는 사람만 선별해 돈을 받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김혜경 <서울 서초구 양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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