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별 운용실적 분석] 5~7월 평균수익률 31.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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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해는 주식형 펀드의 해다.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수탁고는 연초 8조원대에서 최근 40조원대를 넘어섰다.

지난달초 사상 3번째로 주가지수 1, 000 시대를 연 원동력은 주식형 펀드의 엄청난 자금력이었다. 일부 펀드의 경우 몇개월 만에 곱절을 벌었다고 선전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반 고객 입장에선 자기가 가입한 펀드가 과연 다른 펀드에 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지 비교해서 알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본지에선 주요 주식형 펀드 35개를 선정, 지난 3개월과 최근 4주간의 성적을 정리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3개월 성적은 대체로 좋았으나 4주간 성적은 매우 부진했다. 펀드별로는 성적이 천차만별이었다. 다른 펀드들에 비해 두배 이상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있는 반면 그동안 벌어놓았던 것조차 일부 까먹은 경우도 있었다. 펀드를 잘 고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 3개월 성적 = 지난 4월30일부터 7월31일까지 3개월간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31.4%였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28.84% 오른 것에 비해 2.6%포인트 높았다. 주식형 펀드에서 주로 투자한 대형 우량주의 오름폭이 전체 시장의 오름폭보다 컸기 때문. 모두 22개 펀드가 주가지수 오름폭에 비해 높은 수익을 낸 반면 13개 펀드는 못미쳤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의 박현주4호가 50.1%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다음은 현대투신운용의 정석1호 (43.62%) 와 대한투신의 아인슈타인1호 (42.83%) 였다.

이밖에도 박현주 시리즈의 1, 2, 5호는 모두 4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양오리온투신운용의 비너스2호 (16.1%) 등은 수익률이 20%에 못미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 4주간 (7월3~31일) 성적 =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2.71%로 종합주가지수의 오름폭 (3.89%)에 비해 1.18%포인트가 낮았다. 지난 7월19일 대우 쇼크가 발생하면서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한데 대해 제대로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불과 12개 펀드만이 주가지수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뿐 나머지 23개 펀드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한국투신의 로열칩 시리즈 (1호 6.38%, 2호 7.66%, 3호 6.58%) 로 1등부터 3등까지를 휩쓸었다. 다음은 미래에셋의 박현주4호 (6.31%).드림1호 (5.66%) 였다.

반면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밀레니엄80A1 ( - 0.83%) 과 현대투신운용의 나폴레옹1 - 4 ( - 0.06%) ,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1호 ( - 0.05%) 3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 분야별 평가 = 운용회사별로는 3개월 성적은 미래에셋이, 4주간 성적은 한국투신이 가장 좋았다.

미래에셋의 6개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평균 42.49%였다. 그러나 4주간 수익률은 펀드별로 6.31%에서 1.42%로 크게 달랐다. 한국투신의 5개 펀드는 3개월 평균 수익률이 28.92%로 주가지수에 못미쳤으나 4주간 수익률은 평균 5.33%를 기록했다.

펀드 규모가 5백억원 이상인 19개 대형 펀드와 그 이하인 16개 중소형 펀드의 성적을 비교한 결과 3개월 성적은 대형 펀드 (평균 32.48%)가 좋고 4주간 성적은 중소형 펀드 (평균 3.37%)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성적을 내는데는 대형 펀드가 좋지만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변할 때는 중소형 펀드가 유리하다는 얘기다.

◇ 미국의 평가방법과 비교 =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이를 토대로 펀드들의 성적을 매기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평가방법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주로 3년 이상의 장기적인 성적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국내와 다른 점이다.

이는 미국의 펀드 시장과 국내 시장의 구조적인 차이 때문이다. 미국에선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만기가 없기 때문에 장기간의 성적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주식형 수익증권의 만기는 대부분 6개월, 뮤추얼펀드는 1년으로 짧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3개월, 4주간 등 단기적인 성적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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