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나영이 없게” … 모금운동, 범인 공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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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추석 연휴에도 ‘나영이 사건’에 대한 분노의 민심은 계속됐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엔 범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주요 포털엔 이미 가해자 조모(57)씨의 실명이 공개된 상태다. 네티즌은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처럼 흉악범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언론 등이 조씨의 이름과 얼굴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 네티즌은 “‘나영이 사건’이 아닌 ‘조○○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네티즌이 엉뚱한 사람의 사진을 가해자 사진이라며 유포하는 등 과열 조짐도 보였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진행 중인 ‘성학대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라는 모금 청원은 4일 목표액인 410만원을 달성했다. 이 청원은 지난달 30일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가 올린 것으로 원래는 ‘나영이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계없이 낡은 성학대 예방극 도구를 교체할 비용을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네티즌이 “제2의 나영이가 생겨선 안 된다”며 속속 모금에 동참, 5일도 안 돼 목표액을 채웠다. 아이디 ‘하늘엄마’는 “티없는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먼지 같은 힘이나마 되고자 한다”고 성금을 낸 이유를 밝혔다.

가해자 조씨의 인권을 위한 인터넷 카페가 개설돼 논란이 일고 있다. 카페 개설자는 공지 글을 통해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12년 형이면 충분하다”며 “가해자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분노한 네티즌은 카페에 접속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활빈단은 4일 ‘나영이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성폭행범 소탕대’를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활빈단 관계자는 “택시기사봉사회·해병전우회 등과 함께 전국적으로 차량 홍보와 함께 시민체포조 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검찰총장·경찰청장은 성폭행범 전담수사팀을 설치해 철퇴를 가하라”고 주장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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