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리포트 로봇/사이버나이프] 방사선이 종양 집중공격, 3번이면 치료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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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위치추적용 로봇 사이버나이프의 2년4개월 암 치료 성적이 나왔다.

건양대병원 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860명으로 집계됐다. 환자는 뇌종양 및 뇌혈관질환이 201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담도 췌장암 162명, 폐암 122명, 척추 전이암 109명, 복부 림프절암 99명, 두경부암 59명, 뼈 전이암 49명, 전립선암 29명 순이었다. 나머지는 육종·흑색종·신장암·구강암 등 다양했다.

가장 효과가 높은 질환은 4㎝ 이하의 폐암. 원발암(폐에 가장 먼저 생긴 암)과 전이암 모두 92%에서 종양이 완전히 소멸됐다. 간암 환자는 근치 수술(암 주변을 잘라냄)을 받은 환자의 93%에서 완전 또는 부분 소멸을 보였으며, 특히 치료한 부위에서 다시 재발한 경우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전립선암의 경우에도 29명 중 전이가 없어 근치 시술을 받은 26명 모두 재발 없이 완치했다. 뇌종양 환자, 복부 림프절 전이환자, 척추나 뼈에 전이된 암환자에서도 종전의 방사선 치료보다 10~50%포인트보다 높은 치료 성과를 얻었다.

로봇 사이버나이프도 방사선을 쪼이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방사선이 나오는 가속기를 로봇 팔에 장착해 기기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200~300개 방향에서 방사선을 쏜다. 4~6개 방향에서 방사선이 나오는 기존 치료기에 비해 정상 조직은 살리면서 암 조직에만 방사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 방사선을 쪼이는 동안 환자의 호흡이나 심장 박동 등 몸의 움직임에 따라 종양의 위치를 추적하는 강점도 있다.

로봇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치료는 1~3회면 종료된다. 두 달 가까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기존 방사선 치료기보다 치료기간이 짧다.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은 기존 방사선 치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상진단 장비로 찍은 사진 자료를 가지고 컴퓨터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계산한 뒤에 시술에 들어간다. 현재 사이버나이프는 건양대병원 외에도 순천향대병원·인하대병원·우리들병원에서 도입·운영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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