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웹 '메이저 무관'설움풀었다…듀모리에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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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여자 백상어' 캐리 웹 (25)에게도 동양인에게서나 볼 수 있었던 눈물이 있었다.

막판까지 우승을 다툰 로라 데이비스의 18번 홀 버디퍼팅이 홀을 지나치자 호주출신 골퍼들과 캐디들은 우승이 확정된 웹에게 다가가 맥주세례를 퍼부었다. 웹은 이때부터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웹은 지난 96년 LPGA투어에 데뷔해 올시즌 5승을 포함, 통산 14승을 기록한 정상급 선수. 그러나 웹의 샷은 메이저대회만 되면 난조에 빠졌고 결국 '메이저 타이틀 없는 LPGA 최고의 골퍼' 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웹이 이번 대회 우승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 2라운드에서는 이븐파를 쳐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웹은 3, 4라운드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를 몰아쳐 3라운드까지 4타차로 단독선두였던 데이비스를 제쳤다.

웹은 여덟살 때 골프에 입문, 열일곱살 때부터 호주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박세리와 같은 1m68㎝의 키에 드라이버샷이 2백60야드를 넘는 장타력이 특기다.

웹은 18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추가해 올시즌 18개 대회만에 1백25만4천51달러를 기록, 지난 97년 애니카 소렌스탐이 세운 LPGA시즌 최다상금 (1백23만6천7백89달러.22개 대회) 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웹은 올시즌 평균타수도 68.98타를 기록, 69.95타의 줄리 잉크스터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웹은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오늘처럼 플레이했었다고 생각한다" 며 뒤늦은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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