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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우 동두천시 부시장 퇴임날까지 수해현장서 보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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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렇게 시민들께서 비로 고생하시는데 현장을 떠나게 돼 죄송합니다. " 동두천시를 가로지르는 신천의 범람으로 동두천시 일대가 온통 비상이 걸린 가운데 2일 오전 동두천시청 2층 회의실에서는 윤영우 (尹英友.59) 부시장의 명예퇴임식이 열리고 있었다.

직원들 대부분이 수해복구 작업에 투입돼 식장이 썰렁하기 짝이 없었지만 35년의 공직을 마감하는 바로 직전까지 수해현장을 돌보고 들어선 尹부시장이 "미안하다" 며 고별인사를 하자 많지 않은 참석자들은 일순 고개를 숙였다.

공무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물러나는 선배에 대한 '존경' 때문이었고, 주민들은 '참다운 공직자' 가 떠난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지난달 31일부터 동두천 일대에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하자 시청 상황실에 나와 퇴임 당일인 이날 오전까지 3일 동안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끝까지 소임을 다하는 열성을 보였다.

신천이 첫번째 범람 위기에 놓인 1일 새벽에는 날이 밝을 때까지 수차례 사이렌을 울리도록 해 주민들의 인명피해를 방지했고, 낮에는 현장에 나가 복구작업을 독려해 후배 공무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의 그를 지켜본 한 후배 공무원은 "삼킬 듯이 눈앞까지 차오르는 물에 발을 담근 채 몸소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나르실 때는 정말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고 말했다.

尹부시장은 "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 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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