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멈추지 않는 자금유입…금리.유가 복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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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주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1, 000 돌파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으로 장중한때 1, 050포인트를 넘어서는 초강세 국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단기급등과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며 연 3일에 걸쳐 1백포인트 하락하는 약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지수하락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말에는 종합주가지수 1, 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현재 주식시장의 가장 큰 매수세력인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도 지난 15일 하루 사이 1조1천억원이 증가하면서 38조원을 넘어섰고 조만간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예탁금도 사상 최초로 11조5천억원을 넘어서며 증시의 커다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며 뮤추얼펀드도 4조원을 넘어서는 등 주식 매수 자금이 사상 유례없이 풍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하반기 중 예정된 공기업 민영화 물량, 18~20조원으로 추정되는 추가적인 유상증자 물량,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신규상장물량 등도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달 중 6천억원대의 물량을 내놓던 외국인 투자자도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성공적인 구조조정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금 매수에 나서고 있어 향후 주식시장은 수요의 절대적인 우세 속에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물 경제쪽을 살펴보면 경기가 내수와 수출을 중심으로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IMF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선 기업들의 상반기 영업 실적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꾸준한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향후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단기 금리가 경기회복과 국제유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비록 투기적 성격의 자금이기는 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금상승과 유가상승.무역흑자 규모 축소 등이 시장에 잠재적인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하지만 주가의 상대적인 수준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주가수익비율 (PER) 로 볼 때 우리 증시가 과대평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 증시 종목들의 평균 PER은 현재 30배 수준으로 미국의 35배, 일본의 36배 수준에 비해 아직 낮은 상태다.

한국의 PER도 급격히 호전되고 있는 기업 실적과 낮은 금리 수준, 성장성을 감안할때 최소 40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70년대는 건설주 시대, 80년대는 증권주 시대, 90년대는 정보통신 시대, 2000년대는 인터넷 시대임을 염두에 두고 기관 선호 종목군인 지수관련 대형 우량주와 업종 대표주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주식을 사모으는 장기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장득수 신영증권 조사부장

▶85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92년 미 코넬대 경영학석사 (MBA) ▶97년 템플턴투신운용▶현 신영증권 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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