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합의따라 신당 창당작업 가속화…준비委 곧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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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권의 '2여+α' 방식 신당 창당 작업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의 17일 단독회동 이후 가속화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 관련 후속협상과 별도로 조만간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金총리의 위상 강화와 16대 총선 공천권 및 신당의 당권문제 등에 대한 후속 실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金대통령을 19일 만났던 국민회의 한 당직자는 20일 "金대통령은 정기국회 (9월 10일) 개회 이전에 모든 걸 마무리짓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신당 창당 전당대회 시기를 이때로 잡고 있다" 고 전했다.

또 金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 의원은 "金대통령과 金총리 두분이 17일 극비 회동에서 신당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박준영 (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金대통령은 17일부터 19일까지 2박3일 동안 외부에 머물렀다" 면서 "두분의 대화 내용을 조만간 밝히겠다" 고 전했다.

한편 자민련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이날 " '제로 플러스 무한대 (0+∞)' 방식의 정계개편이 8월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이는 내각제 개헌 약속의 주체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소멸을 전제로 한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 을 뜻하는 것으로, 이 경우 내각제 개헌 논의 자체가 의미를 잃게 된다.

朴총재는 또 신당의 총재직과 관련, "대통령제 하에서 내각제적 운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 고 말했다.

朴총재의 발언은 金대통령과 金총리간에 이원집정부제적 국정운영에 이미 합의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신당 창당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당총재직을 맡지 않을 것" 이라며 "金총리.朴총재 또는 제3의 인물이 될 것이며, 현재로서는 16대 총선 공천권문제 등이 있어 金총리가 맡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클 것" 이라고 예상했다.

朴총재는 또 정계개편에 대해 "양당간 논의가 아니라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김종필 총리, 그리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金대통령과 만난 한화갑 (韓和甲) 국민회의 사무총장은 "朴총재가 목표 없는 말씀을 했을 리 있겠느냐" 며 "朴총재의 말이 사실이라면 차기 전당대회는 창당대회로 치러질 것" 이라고 밝혔다.

이하경.전영기.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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