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교역조건…갈수록 '싸게 수출, 비싸게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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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교역조건이 16개월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가 상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로 들여올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이 줄었다는 뜻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96.9로 지난해 1월 95.0을 기록한 이후 1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해 초 급락했으나 점차 회복되면서 98~101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 3월 101.5를 기록한 뒤 4월 99.7, 5월 96.9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5월 수출단가지수 (98년 연평균 수출단가 100기준) 는 92.3이었으나 수입단가지수는 이보다 3포인트나 높은 95.3이었다.

수입단가가 지난해 5월 (99.4) 대비 4.1% 하락한 데 비해 수출단가는 지난해 5월 (101.1) 대비 8.7%나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수입단가는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보다는 여전히 낮으나 수출단가보다 수입단가가 빠르게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며 "이는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한은은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국제 원유가가 오르고 경기회복으로 내수용 소비재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교역조건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7월부터 오를 전망이나 원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수입단가는 더욱 급속히 상승할 것으로 보여 향후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진단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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