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시아여 뭉쳐라'…반미 블록쌓기 영향력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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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나토의 코소보 공습, 유고내 중국대사관 피폭, 양국론 (兩國論)' . 중국 지도부는 이 세가지를 '한끈에 묶인 구슬' 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세계지배, 즉 '팬아메리카니즘' 과 이를 위한 '중국 억누르기' 의 수순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깔려 있는 것이다.

중국 외교의 선택은 '반 (反) 나토' '아시아 형제권 결성' '대만 흔들기' 등 세가지로 모아졌다.

이 선택은 앞으로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중국의 대외전략 = 올초 중국의 대외전략은 '대국전략' 이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세계 주요사안에 대해 지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정책이다.

그러나 코소보 사태 이후엔 주변외교로 선회했다.

한마디로 '아시아 국가 끌어안기' 다.

리덩후이 (李登輝) 대만총통의 '양국론' 도 미국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중국내 넓게 퍼져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아시아 국가들을 한데 끌어모아 반미 블록을 쌓겠다는 쪽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수단은 군사 및 경제협력. 지난달초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들은 러시아.파키스탄.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몽골. 방글라데시. 호주를 차례로 순방하면서 현지 군관계자들과 비밀회담을 가졌다.

주로 군사장비지원.미사일과 핵기술 교류협정.군사교육인원파견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 고민은 = 최대 고민은 '미국 따돌리기' 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없다는 현실. 세계무역기구 (WTO)가입.경제협력 등에선 미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만 견제수단도 마땅치 않다.

과거처럼 군사훈련실시.대만해협봉쇄 등 강경책을 사용할 경우 대만 경제와 李총통.대만독립파의 입지를 흔드는 효과를 거둘 수는 있다.

그러나 국제적 이미지와 경제개혁에 적지않은 타격이 뒤따른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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