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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마르티네스 '별 중 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벌어진 보스턴 펜웨이파크가 14일 숨을 죽였다. 전날 화끈한 홈런 레이스의 흔적은 간데 없고 세계 최고의 슬러거들이 허공을 가르는 방망이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펜웨이파크의 명물 '그린몬스터' 는 한명의 손님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왼쪽 담장을 지켰다. 그리고 이 모든 '정적' 의 시작은 홈구장에서 선발로 나선 '작은 거인' 에 의해 시작됐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28.보스턴 레드삭스) . '살아있는 가장 싱싱한 어깨' 로 불리는 마르티네스는 홈구장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기라성 같은 내셔널리그 타자들을 압도해 나갔다.

'날다람쥐' 배리 라킨 (신시내티 레즈) 삼진. 97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MVP) 래리 워커 (콜로라도 로키스) 삼진. 팬들은 기립하기 시작했고 이어 '슬래머' 새미 소사 (시카고 커브스) 마저 삼진. 1회초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올스타전 최초의 기록. 그러나 마르티네스에게는 '아직' 한명이 남아 있었다.

'빅맥' 마크 맥과이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2회초 선두 맥과이어 역시 마르티네스의 'K 페스티벌' 에 제물로 바쳐졌다. 연속 탈삼진 행진은 매트 윌리엄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2루수 에러로 출루하면서 끊겼으나 마르티네스는 후속 제프 배그웰 (휴스턴 애스트로스) 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고서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를 4 - 1로 제압했으나 두팀은 한개의 홈런도 때리지 못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두팀이 올스타전 신기록인 삼진 22개를 주고받아 '가장 조용했던 별들의 전쟁' 으로 기억됐다.

올시즌 30승에 도전하는 마르티네스는 자신의 나이와 같은 28개의 볼을 '예술구의 극치' 로 던져 MVP로 선정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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