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증시 주도株가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주식시장의 주도주가 바뀌고 있다. 상반기 증시에는 한국전력.포항제철.한국통신.삼성전자.SK텔레콤 등 시가총액이 큰 '빅5' 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주가지수 1천시대를 여는데 최대 공신이 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빅5의 주가는 주춤해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다른 종목들이 시장의 주도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12일 증시에선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주가지수가 23포인트나 급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른 종목 (4백42개) 이 내린 종목 (4백2개)에 비해 오히려 많았다.

특히 상한가 종목은 무려 92개나 됐는데도 불구하고 하한가 종목은 6개 밖에 안됐다. 이는 기관투자가들이 빅5의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고 보고 예전처럼 활발한 매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 장동헌 펀드매니저는 "최근에는 빅5 위주의 투자 패턴을 바꿔 시가총액이 크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은 종목들을 주로 매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수익률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20위 안에 드는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 빅5는 13.9%의 수익을 낸 한국통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가지수 상승률 (6.8%) 을 밑돌았다.

특히 해외 주식예탁증서 (DR) 발행을 앞둔 포항제철과 외국인 투자한도가 늘어난 SK텔레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신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우선주가 절반이 넘는 28개나 됐다. 회사 부도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주식들도 개인들의 '사자' 가 몰리면서 우선주 10개를 포함해서 24개 종목이나 됐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종목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동양오리온투자신탁의 김영수 펀드매니저는 "이들 종목은 주가가 꾸준히 오르기는 어렵고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