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더위 식혀줄 SBS'고스트' 12일 첫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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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여름철 안방극장을 찾는 '단골손님' 납량특집 드라마. 오늘 (12일) 부터 SBS를 통해 방영되는 '고스트' (월.화 밤9시55분) 도 그 중의 하나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귀신을 소재로 한 16부작 드라마다. 한국형 판타지로 분류되는 이우혁의 소설 '퇴마록' 처럼 귀신을 퇴치하는 도인 (道人) 과 악귀 간의 대결을 기본으로 한다.

'고스트' 는 여기에 멜로와 코미디를 녹인 장르통합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이야기는 의문의 연쇄 실종사건으로부터 출발한다. 장관.국회의원 등 사회 지도층의 인척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인 강력계 형사 대협 (장동건 분) 이 투입된다. 강직한 성격인 그는 신세대 도인 달식 (김민종 분) 의 도움으로 범인이 여동생의 병구완을 하며 불평등한 사회에 적개심을 품게 된 승돈 (김상중 분) 임을 알게 된다.

전형적인 경찰 드라마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승돈을 체포하는 도중 대협의 실수로 승돈의 동생이 사망하면서 방향을 튼다. 복수의 한을 품은 승돈은 탈옥해 대협의 연인인 선영 (명세빈 분) 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승돈의 사망 후 세상에는 온갖 엽기적인 범죄가 끊이지 않고 세기말적인 분위기에 빠져든다. 대협과 달식은 이 모든 일이 악귀가 된 승돈의 소행임을 알고 그와 정면대결을 펼친다.

자칫 만화처럼 단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는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베테랑 PD 김종학의 연출력으로 박진감 넘치고 빠른 전개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또 핵잠수함을 소재로 한 영화 '유령' 을 만든 민병천 감독이 특수효과 등을 공동연출해 실감나는 영상이 돋보인다. 또 착한 귀신 봉구 역의 연극배우 안석환을 비롯, 악령의 조종을 받는 의대생 준희 역의 박지윤, 강력반장을 연기한 오욱환 등 조연이 극 전개를 탄탄하게 받쳐준다.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심각하고 진지해 부담스럽기까지 한 장동건의 연기. 캐릭터상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가 어깨에 힘을 뺀다면 더욱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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