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참사' 여파 체험학습 부모동행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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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도 분당신도시에 사는 이영옥 (李英玉.36.수내동 파크타운) 씨는 모 단체 주최 여름캠프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을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딸 친구네 여덟가족과 함께 캠프에 나서기로 하고 대상지를 물색 중이다.

부모가 자녀들의 여름 캠프에 동행하거나 이웃이나 친척끼리 모여 가족단위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자녀 안전 직접 챙기기'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도 화성 씨랜드 청소년 수련의 집 참사 이후 달라지고 있는 어린이 여름방학 나기 풍속도다.

◇ 캠프 동행 = 지난 5일 경기도 안성 S유치원생 38명이 수련활동을 하고 있는 경기도 안성군 '엄마 청소년 수련의 집' . 오후 7시쯤 학부모 20여명이 차를 몰고 수련의 집으로 몰려왔다.

유치원 교사 13명이 인솔.지도하고 있지만 자녀들의 안전이 미덥지 못해 아이를 챙기기 위해 온 것이다.

지난 1일 천안에서 이 곳을 찾은 유치원생 2백30여명 가운데 30여명의 학부모는 처음부터 아이들과 동행, 수련활동을 함께 했다.

이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는 임계두 (林桂斗.46) 씨는 "씨랜드 사고 이후 학교나 단체에서 예약할 때 반드시 답사하고 동행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 이웃끼리 조 (組) 짜기 = 학부모 김순옥 (金順玉.39.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씨는 우주정보소년단원인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2박3일 과학캠프 참가를 취소시켰다.

아파트 이웃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떠나기로 계획을 바꿨기 때문이다.

박명주 (朴明柱.38.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씨도 자녀들을 여름캠프에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다섯 형제 및 조카들과 함께 '고향탐사' 를 준비 중이다.

朴씨는 "수련원 안전시설을 믿을 수 없고 함께 가는 인솔자가 과연 내 자식을 안전하게 지켜줄지 의문이 들어 당초 계획을 수정했다" 고 말했다.

정재헌.서형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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