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30일 노동계 대표와 만났다.
박인상 (朴仁相) 한국노총위원장과 이갑용 (李甲用) 민주노총위원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얼마전까지 머리띠를 두르고 조폐공사 파업유도 파문과 관련, '현정권 타도' 를 외쳤다.
그랬던 만큼 이날의 만남은 金대통령으로선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더불어 경제안정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는 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金대통령은 이날 만남의 시작부터 애정을 표시했다.
金대통령은 이갑용 민주노총위원장을 보자마자 "얼굴이 핼쑥해졌다" 며 관심을 표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아주 진지하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이어나갔다고 한다.
金대통령과 두 노조위원장은 특히 "조폐공사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이른 시일 내에 특검제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고 박준영 (朴晙瑩) 대변인은 전했다.
金대통령은 노총위원장들이 구속 노동자들의 선처를 요망하자 "법무부장관에게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하겠다" 고 약속했다.
金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합법적인 것은 절대 보장한다" 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이제 노동자들도 명동성당 좀 그만 가라" 고 주문해 모두가 웃었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결론적으로 노사정위원회의 원만한 운영을 주문했다.
그는 "노사정위원회는 노동자들에게 제일 좋은 무대" 라며 "이곳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 고 제의했다.
한마디로 金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가 이겨나가지 못하면 노사정 3자가 모두 고통을 받게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金대통령은 노동계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자신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정책관이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55년 사상계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과 다른 게 아무 것도 없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결론적으로 신뢰와 실천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金대통령은 다시 한번 "정부를 믿고 여러분이 머리를 맞대 대화를 통해 권익을 확보해달라" 며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가능한 도움이 되는 것은 하려고 한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1일 경제단체 대표들과도 만나 역시 원만한 노사관계를 당부할 예정이다.
金대통령은 재벌개혁의 중요성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