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일문일답] “중산층 몰락 방치 안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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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 월례간담회를 갖고 중산층.서민대책 및 남북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질문에 답했다.

◇ 여는 말 = 나는 중산층과 서민이 고통도 분담했으니 과실도 같이 나누는 정책을 앞으로 적극 추진할 것이다.

햇볕정책에 대해 일부에선 혹시 유화정책이 아니냐, 안보를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갖고 있었으나 서해 교전으로 그런 우려는 말끔히 씻겼다.

이번 일이 결코 햇볕정책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상호주의를 고수한다.

야당과 차이가 없다.

야당이 집권해도 그런 정도의 융통성을 안가질 수 없다.

북한은 이번 (서해 교전의) 실패에서 여러 교훈을 배워 앞으로 어떤 도발을 할지 모른다.

북한은 예측불허이며 변화가 잦다.

이런 상대를 다룰 때는 일시적 사태에 일희일비해선 안된다.

우리의 안보는 햇볕정책을 통해 더욱 힘을 얻고, 강화되고 있다.

◇ 금강산 관광객 문제 및 대북정책

-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건을 대북경협 전반과 연계할 것인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

- 국민의 안전문제에 대해 정부간 논의가 있어야 되지 않나.

"궁극적으로 그렇게 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정부간 대화를 거부해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가 베이징 (北京) 차관급회담이 열리고 있다. 정부는 동시에 정경분리 원칙에서 경제적 거래는 진행시켜왔다. 금강산 관광도 그 한가지 예다. 정부는 그러나 막연히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

◇ 중산층 대책.재벌개혁

- 중산층.서민대책으로 2조5천억원을 투입하는데, 은행매각 지연으로 제일은행에만 5조원을 투입한다. 중산.서민층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삼성자동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닌가.

"제일은행에 투입되는 5조원 중 1조원 이상은 주식으로 갖게 되니까 주가가 오르면 투입한 것을 건져낼 수 있다. 삼성자동차 문제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

(康奉均 재정경제부장관 설명) 삼성차는 부채를 어떤 형식으로 정리해 대우에 넘기느냐 하는 문제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

절박한 인식을 양 당사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 구체적인 중산층.서민대책은. 경제개혁과 재벌개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중산층과 서민이 몰락하지 않도록 하겠다. 반드시 완전한 재벌개혁을 해 낼 것이다. 못하면 장래가 없다.

이 개혁에 적당히 머무르면 많은 외국기업이 철수할 것이다. 그동안 상당한 노력과 협력을 한 재벌들이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소수다. 나머지 소수도 약속을 잘 이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

◇ 정치일반

- 항간에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하는데 다소 인색했다. 권위주의적이다' 라는 지적이 있는데.

"내 정치적 목표 중 하나가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여겨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부정적 인식을 일시나마 국민에게 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

- 검경 (檢警) 갈등문제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검찰에 파견된 사람 중 상당수가 정식으로 서류상의 결재를 안받고 과거 관행대로 파견돼 복귀하라고 한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두서너번 그런 지시가 있었다. "

- 공직기강 10대 원칙 중 경조사비 금지에 대해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다.

"사실 나도 보내던 경조비를 보내기가 어려워져 딱한 입장에 빠졌다.

어렵지만 이를 감내하지 않으면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실현하는데 문제가 있다. "

- 리스트 정치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리스트 정치를 없애는 데는 언론도 협조해 줘야 한다.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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