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지방자치경연대전에 참석해 대형 화면에 비친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축사 모습을 보고 있다. 왼쪽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국회사진기자단]
이번에도 다섯 곳이다. 24일 민주당 김종률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10월 재·보선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지난 4월 재·보선 때와 마찬가지인 다섯 곳으로 확정됐다. 지역별로는 이날 추가된 충청 한 곳(증평-진천-괴산-음성)을 비롯해 수도권 두 곳(수원 장안, 안산 상록을), 강원도 한 곳(강릉), 영남 한 곳(양산) 등이다. 호남만 빼놓고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선거 구도 면에서도 4월 재·보선 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진검승부를 벌인 곳이 인천 부평을 한 군데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양당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은 공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일찌감치 양산에 박희태 전 대표를 공천한 데 이어 강릉에도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확정했다. 안산 상록을도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송진섭 전 안산시장를 후보자로 내정했다.
수원 장안은 공심위에서 박찬숙 전 의원, 신현태 전 의원, 박흥석 전 경기일보 편집국장, 정상환 경기도당 대변인 등 4명을 후보군으로 압축해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증평-진천-괴산-음성은 다음 주부터 공천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김경회 당협위원장, 경대수 전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안재헌 충북도립대 총장, 오성섭 한국조폐공사 이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24일 “양산과 강릉은 승산이 충분하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수도권 선거도 해 볼 만해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최근 총리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세종시 논란이 확산된 것이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은 거꾸로 가고 있다. 양산만 친노무현계인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사실상 확정됐을 뿐 나머지 지역은 오리무중이다. ‘손학규-김근태’ 쌍끌이 카드가 무산된 여파다. 수원 장안은 지난 20일 손 전 대표가 “이찬열이 이기면 민주당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할 때만 해도 이찬열 지역위원장의 전략 공천이 대세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곧바로 당 일각에서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장상 최고위원 카드를 제기하면서 사정이 복잡해졌다. 당 지도부는 지난 총선에서 38.2%를 득표해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 위원장과 지명도가 높은 장 최고위원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안산 상록을도 교통 정리가 만만찮다. 18대 총선 후보였던 김재목 지역위원장은 공심위의 공천 심사를 선호하지만 최근 복당한 김영환 전 의원은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무소속 임종인 전 의원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도 난제다.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선 진천 출신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음성 출신 정범구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음성 출신의 전직 언론인 K씨도 공천 후보에 올랐다. 강릉은 유력한 출마 희망자가 없어 구인난이다. 자유선진당은 증평-진천-괴산-음성을 충북 진출의 교두보로 만들기 위해 후보 물색에 나섰다.
김정하·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