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근 출범한 한국화교경제인협 웬궈뚱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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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그동안 해외에 있는 화교들 사이에선 한국에 대해 '차이나타운 하나 제대로 조성될 수 없을 정도로 규제가 심한 나라에 투자는 무슨 투자냐' 는 식의 불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한국 정부의 외자유치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지요. "

지난달 27일 출범한 '한국화교경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위안궈둥 (袁國棟.41) .중국 베이징 (北京) 대학 한의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그는 요즘 본업인 한의사 일보다 화교들의 한국 투자 유치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국내 화교 경제인 50여명으로 이뤄진 한국화교경제인협회는 외국인만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비영리 사단법인. 袁회장은 협회의 첫 사업으로 산업자원부.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인천에서 '한.화상 (華商) 투자포럼' 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화교 기업인 70여명이 참석, 인천 내 차이나타운 건설을 포함한 각종 개발사업에 3억1천만달러의 투자의향서를 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상업용지 50평, 주거용지는 2백평까지만 소유할 수 있었다.

이런 각종 제약 등으로 한때 12만명에 달하던 한국 내 화교가 최근에는 2만여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을 떠난 10만여명의 화교 중 8만명 정도가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익숙해진 한국 문화를 연상하며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는 한국 출신 화교의 회사가 2백여개나 될 정도로 이들의 활약이 큽니다. "

袁회장은 화교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만.홍콩.말레이시아 등의 화교들과 자매결연할 계획이다.

또 '서울.타이베이.베이징의 밤' 등 각종 문화행사도 열어 한국에 대한 화교들의 불신 해소에 노력할 예정이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중국은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입니다. 한국.중국어에 능통하고 두 나라의 문화에도 익숙한 화교 기업인과 한국 기업인이 서로 협력해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면 한국의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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