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없는 청소년프로도 뜬다-KBS1 '접속!신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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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KBS1 '접속!신세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35분) 제작진은 지금 기분이 좋다. 2주 전부터 동일 시간대에 편성된 MBC 드라마 '육남매' 의 시청률을 앞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근소한 차이 (11일 기준 '…신세대' 15.5%, '육남매' 13.9%) 지만 청소년 프로가, 그것도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는 교양프로가 드라마를 처음 '제압' 해 제법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출발 당시 시청률은 8%에 그쳤다. 차츰차츰 인기가 높아졌다는 증거. 특히 간판코너인 서바이벌 퀴즈 프로 '도전! 골든벨' 이 화제다.

18일 전주고 편으로 23회를 기록하는 '…골든벨' 은 고등학생 1백명이 나와 재치를 겨루는 자리. 50문제를 끝까지 다 풀면 골든벨을 울리게 된다. 퀴즈프로라는 점에서 MBC에 이어 현재 EBS가 방송하는 '장학퀴즈' 와 닮았지만 내용은 크게 다르다.

'장학퀴즈' 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주로 나와 지식을 겨룬다면 '…골든벨' 은 평범한 학생들이 출연해 재치를 겨룬다. 문화.시사.스포츠 등 종합적 상식을 다투게 된다. 물론 50문제를 다 알아맞히려면 운도 따라야 하지만 학교성적이 뛰어나다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실제로 학교에서 추천한 성적우수자가 골든벨을 울린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구성도 간단하다. 중간에 탈락한 학생들과 선생님이 한 팀을 이뤄 재도전하는 패자부활전이 있지만 한 문제 틀리면 떨어지고 마는 '녹아웃' 퀴즈 프로다.

하지만 옛날 과거시험처럼 강당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학생들의 열정과 친구들의 응원모습은 진지하기만 하다. 더욱이 연예인은 한번도 얼굴을 내민 적이 없어 '연예인이 나와야 프로가 뜬다' 는 고정관념도 허물어뜨렸다.

또한 최근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출전하는 길거리 농구 코너도 인기다. 부자간에 함께 땀을 흘리다 보면 평소 소원했던 관계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아쉽다면 출연학생이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점. 백항규 PD는 "전주고 편을 계기로 지방학교도 자주 찾을 것" 이라고 약속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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