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길은 없다' …英좌파 '시장경제와 타협'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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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영국의 블레어 총리에게 이론적 좌표를 제공한 런던경제대 (LSE) 앤서니 기든스 교수의 '제3의 길' (생각의나무刊) 이 국내 서점가에서 '제3의 길은 없다' (당대刊) 는 비판서의 매서운 공격을 받고 있다.

두 책은 이번 주 교보문고 사회.정치 베스트셀러 1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제3의 길은 없다' 는 지난 4월 영국의 좌파학자.이론가들이 블레어 정권의 1년 공과를 좌파 시각으로 분석한 평론집이다.

이 책은 블레어가 '자본주의에 대한 극복' 이라는 좌파 고유의 신념을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복지개념이라는 좌파의 이상을 폐기하면서 사실상 우파 특유의 시장중심적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블레어가 '제3의 길' 을 정치이념으로 채택했다고 선전하면서도 실제로는 우파 위주의 정책만 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론서인 '제3의 길' 에서 제시된 방향과 현실정치 간의 괴리를 질타하고 있다.

좌.우파를 넘어서 민주적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경제사상을 결합한다는 '제3의 길' 이 이론으로서는 매력적일지 몰라도 실제 정치에서는 현실논리에 밀려 사실상 맥을 못추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영국 좌파들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사회학자 에릭 홉스봄과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 등이 저자로 참가하고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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