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화제] 심경자 '가르마' 연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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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나무나 돌판 위에 종이를 깔고 연필로 문지르면 우둘투둘한 표면이 종이 위에 떠오른다.

예로부터 오래된 비석문을 종이 위에 떠낼 때 먹물을 사용하는 탁본이라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다.

서양의 프로타주와도 비슷한 기법이다.

심경자 (55) 씨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8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애제자이기도 한 심씨의 화업 30년을 결산하는 자리로, 탁본 방식을 이용한 이미지들을 콜라주한 '가르마' 연작을 한데 모았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가 "한국화의 준법의 효과를 내는 기법상의 특징 덕분에 가장 현대적인 방법을 구사하면서도 가장 전통적인 미의식을 환기시키는 데 매력이 있다" 고 평한 대로, 화면 구성이 주는 당장의 느낌은 세련된 추상회화지만 요소 요소를 뜯어 보면 한지와 먹을 사용한 산수화의 전통미가 느껴짐을 알 수 있다.

심씨는 수도여자사범대학을 나와 70년부터 연속 4회 국전에서 특선했으며 국전 추천작가와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31일까지. 02 - 724 - 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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