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잖은 '실업률 감소'…계절적 요인 빼면 제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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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농촌과 건설현장의 일자리가 많아지는 계절을 맞아 실업률이 7.2%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고용기간 1개월 미만의 일용직이며, 기업들의 1년 이상 상용근로자 채용은 계속 줄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 일자리를 얻었지만 언제 다시 실업자가 될지 모를 불안정 고용상태에 놓인 것이다.

통계청이 20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 에 따르면 실업률은 7.2%로 전월의 8.1%에 비해 0.9%포인트 떨어졌고 실업자수는 1백55만명으로 15만4천명 (9.0%) 이나 줄었다. 이는 정부가 올 하반기중 실업자수를 1백50만명선으로 줄이겠다는 목표치에 근접한 것이다.

4월의 취업자수는 2천만4천명으로 전월보다 56만6천명 (2.9%) 늘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이 임시.일용직이었고 상용직은 오히려 줄어 고용구조는 악화됐다.

일용근로자가 2백28만명으로 전월보다 17만5천명, 임시근로자 (채용 1개월~1년미만) 는 4백12만명으로 8만명 각각 늘어난데 비해 상용근로자는 5백92만명으로 4만3천명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이 42만명, 건설업이 8만5천명 늘어났다. 김민경 (金民卿)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농업과 건설업의 계절적 취업자 증가가 지난달 실업자 감소의 주요인이었다" 면서 "이같은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실업률은 6.7%로 전월과 같았다" 고 설명했다.

金국장은 취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구조가 나빠진데 대해 "취업이 계절적 임시 일자리와 정부의 공공근로사업에 주로 지탱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상용직 일자리를 계속 줄이면서 이를 임시.일용직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 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현재 40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는 공공근로사업 취업자가 하반기부터 축소되는 상황에서 이를 제조.서비스업 등 민간분야에서 흡수하기는 여전히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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