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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건강, 평상건강 기초…꼼꼼히 점검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변화하는 10대는 심신 (心身) 의 급성장기다.

10대는 대체로 건강에 무신경해지기 쉽지만 이 때 건강이 평생건강의 바로미터가 된다.

아주대의대 청소년의학 홍창호 (洪昌虎) 교수는 "특히 사춘기 때는 호르몬변화.적절한 영양.생식계통의 성숙 등과 관련된 질병은 물론 흡연.음주.약물사용.성 (性) 과 관련된 질병 등이 문제" 라고 들려준다.

선진국은 학교보건교육.청소년의학 발달로 문제발생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만 국내에는 청소년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곳도 드물어 이시기엔 정작 병이 들어도 어느 병원을 갈 지부터 망설이게 된다.

성문제나 생식계통 질병이 있을 땐 더더욱 난감하기 마련. 사춘기여성클리닉을 운영하는 성균관의대 산부인과 최두석 (崔斗奭) 교수는 "특히 사춘기 땐 생리불순.생리통.무월경 등의 문제가 흔한 때며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도 산부인과진료를 꺼려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고 말한다.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은데도 방치해 심한 빈혈로 얼굴에 핏기가 없어진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이는 초경후 1년내 무배란주기때 종종 나타나는 '기능성자궁출혈' .빨리 산부인과에서 치료를 받아 과다출혈을 막아야 한다.

건강에 백해 무익한 흡연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주열연구원은 "고3 남학생 흡연율은 41.6%로 세계1위" 라고 밝힌다.

동년배 미국학생은 28.2%, 일본은 26.2%, 러시아 19.3%, 이스라엘은 9.3%다.

흡연은 청소년기에는 크게 문제가 안되지만 성인이 된 후 문제가 심각해진다.

최근 한 조사에서 만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만20세 이후 성년기에 담배를 피운 사람에 비해 폐 세포 유전자 돌연변이를 2배 이상 일으키기 때문에 성인량에 비해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20배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가정의학과 조비룡교수는 "청소년 금연을 위해선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보다는 흡연으로 인한 입냄새.치아변색 등으로 성적 성적매력이 감소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고 조언한다.

부모세대보다 사춘기가 3년 정도 빨라진데다 수시로 각종 매체를↗↘통한 자극적 성 (性) 문화에 직접 노출되지만 성교육은 걸음마상태라 성문제도 심각하다.

崔교수는 "국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성병환자.10대 임신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며 이들이 성인에 비해 대부분 심각한 상태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것을 우려했다.

성병인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병이 성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골반.전립선등에도 전염돼 남녀 모두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10대 출산은 조산.저체중출산등 성인의 출산보다 문제있는 태아를 출산할 위험성도 높다.

10대는 정신건강도 중요하다.

남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책임감.인격을 배우는 전반적인 성격형성의 시기기 때문.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회적인 규범이나 규칙을 무시해 주위에 해를 끼치는 품행장애는 조기에 발견해 가족 전체가 치료에 힘써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심할 땐 입원해 장기간에 걸쳐 사회화 과정을 다시 배워야만 성인이 돼서 범죄 등을 일으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강박증도 간과되기 쉬운 병. 신발.책이 똑바로 놓였는지 몇 번이고 확인하고 손을 병적으로 자주 씻는다.

이런 강박증을 방치하면 타협을 모르는 외골수가 되기 쉬워 성인이 된 후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서울대의대 소아정신과 홍강의 (洪剛義) 교수는 "국내에도 소아 - 청소년 강박증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개발됐다" 고 소개하고 "나이에 안 맞는 유아적 행동은 물론 학업.교우관계.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을 땐 부모나 교사가 문제를 인식해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라" 고 강조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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