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체들 복제품 단속에 정품매출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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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보통신부와 검찰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강화되고 정품 (正品)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는 이번 기회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품 가격을 내리는 등 대대적인 판촉전에 들어갔다. 이들은 특히 예산부족으로 정품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공공기관.학교를 대상으로 특별할인 판매행사를 벌이고 있다.

◇ 정품가격 인하 = 삼성전자는 13일 정가 10만원짜리 '훈민정음 오피스 2000' 을 3천1백24원에 판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정품 교체에 따르는 엄청난 예산 소요로 학교와 행정기관이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가격인하를 단행했다" 고 설명했다.

한글과컴퓨터도 지난 5일부터 정부조달가격을 5% 인하한데 이어 현재 추가인하를 검토 중이다.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업체인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도 다음달까지 대학이 1천1백만원만 내고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학교내 모든 PC에 마음놓고 자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또 오는 24일부터 1주일간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가 5만5천원짜리 V3백신을 3만3천원에 팔 계획이다.

고등학교용 과학교재 CD롬을 주로 제작하는 제이슨테크도 이달부터 제품값을 16만원에서 5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통신용 프로그램 전문업체인 새롬기술과 큰사람정보통신도 가격인하를 추진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가격조정을 위해 본사와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소프트웨어 업체의 즐거운 비명 =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분기 매출이 36억원이었으나 단속이 강화된 4월 한달만 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 목표를 상반기중에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전망했다.

안철수연구소도 희색이다. 지난 1분기 매출이 12억원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만 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같은 추세는 이달에도 이어져 최근 열흘간 매출이 6억원에 달했다.

또 다른 백신업체인 하우리의 경우 지난해 창업, 이제까지 매출실적이 전혀 없었지만 이달들어 1억4천만원어치를 팔았다.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덩달아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미국의 컴퓨터 그래픽용 프로그램전문업체인 미국 어도비사 한국지사에 따르면 월 매출액이 2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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