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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결혼자금을 학비로…희망을 건네준 선생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스승의 날' (15일) 을 앞두고 박은영 (朴銀英.20.부천대 유아교육2) 양은 12일 고교시절 담임이었던 김윤배 (金潤培.31.여.부천 정명고) 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명퇴 사태.촌지 눈총으로 어깨가 처져 있을 선생님께 그래도 가르침과 사랑을 잊지 못하는 제자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드리고 싶었다.

"매달초 저희들에게 나눠주신 명언들은 마음의 양식이 되었고 호된 질책과 격려는 인생의 지침이 되었습니다. 훌륭한 교사가 되어 선생님의 그 사랑을 다시 저의 제자들에게 나눠주겠습니다. "

朴양이 金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은 고2때인 96년, 金선생님의 담임반에서 朴양이 부반장을 맡으면서부터. 金선생님은 생활보호대상자로 경찰서에서 지원금을 받아 학교에 다니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朴양이 기특해 자신의 헌옷과 화장품 등을 챙겨주며 사춘기 고민도 들어주었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 지난해 야간대학 유아교육과에 진학한 朴양은 낮에는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주경야독 (晝耕夜讀) 으로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朴양이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金선생님은 등록 마감날 새벽 朴양이 일하는 주유소까지 찾아와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 는 말과 함께 자신의 결혼자금을 내놓았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 사랑을 받기만 했군요. 이젠 제가 조금이라도 보답해야 할 차례인가 봅니다. 힘내세요.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송이를 선생님 가슴에 달아드릴게요. "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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