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태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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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사상 초유의 방송 중단사태를 겪었던 MBC 주변에는 12일 경찰 11개 중대 1천3백여명이 투입돼 삼엄한 경비를 펴는 등 하루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만민중앙성결교회 측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MBC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MBC측은 12일 오전 문제의 PD수첩을 같은 내용 그대로 이날 오후 9시55분부터 재방송하기로 결정. MBC 한 관계자는 "자문 변호사를 통해 재검토한 결과 내용상 전혀 문제가 없어 본래 내용 그대로 방송키로 했다" 고 밝혔다.

○…12일 오후 4시쯤 만민중앙교회 본당에서는 이재록목사가 설교를 마친 뒤 '환자 성회 (聖會)' 를 통해 안수기도로 병든 환자들을 치료하는 시범을 보였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5백여명의 신체마비.관절염.위장병 등 난치병 환자들은 단상 아래서 "깨끗함을 믿어라" 고 외치며 아픈 부위를 주무르는 李목사의 안수기도를 받았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목발을 짚고 왔던 宋모 (28.대학생.경기도성남시) 씨는 안수기도를 받은 뒤 말끔히 나았다며 펄쩍펄쩍 뛰었고 다른 환자들도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고 주장. 그러나 전신 운동장애로 찾아온 朴모 (58.여) 씨 등 단상을 내려와 몇걸음 못걷고 쓰러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만민중앙교회측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이재호 (李在鎬.37) 부목사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보자의 말만 믿고 방송한 MBC의 편파보도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이단 규정을 이해할 수 없다" 고 불만을 토로.

李부목사는 "지난 11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내려진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사건 결정에서 성추문 부문은 방송하지 말 것을 명령했는데도 MBC에서 방송을 강행했다" 고 흥분.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특별부흥성회를 맞아 교회를 찾은 신도들은 삼삼오오 모여 MBC측을 성토하며 12일 오전 경찰에 연행된 신도들을 걱정하는 모습.

부흥기간중 오전.오후 예배를 위해 교회를 찾은 수천명의 신도들은 자못 태연한 분위기 속에서 교회 관계자들을 찾아 진상을 묻기도.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비 관련 간부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여의도에서 1만5천여명이 참석한 한나라당의 '김대중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 까지 겹치자 지친 표정.

이날 MBC방송국은 3기동대장의 지휘로 서울경찰청 소속 전경 11개 중대가 경비를 맡았고 서장을 비롯한 영등포경찰서의 경비 관련 지휘책임자들은 모두 여의도 한나라당 집회현장으로 출동했다.

배익준.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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