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보다 사람을 소중히, 효율만 강조해선 안 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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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호 30면

성공한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공식은 없습니다. 과학과 거리가 멀지요. 같은 조건이라도 사람마다 결과가 다릅니다. 그래서 예술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운영해본 내 경험에 비춰볼 때 CEO가 중시해야 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개인의 도덕성, 사회적 책임, 소통, 사람 중시, 자신감 등이지요. 한 가지를 설명하다 보면 책이 한 권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간단하게 살펴볼 예정입니다.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26>성공한 CEO 되려면

미국 페어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강연할 때 한 학생이 “독실한 크리스천과 훌륭한 비즈니스맨이 동시에 될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예!”라고 대답했습니다. 경제 상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비즈니스 리더인 당신이 도덕적 기준을 지킨다면 고객·협력업체·경쟁자·정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뢰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밑천입니다.

요즘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사회적 책임을 자주 입에 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비즈니스맨은 사회적 책임 때문에 비용만 늘어난다고 불평했습니다. 저는 높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봅니다. 탄탄한 기업만이 세금을 제대로 내고 환경을 보호하며 영업할 수 있습니다. CEO가 먼저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은 바로 탄탄한 실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이 옳은 일도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는 조직의 가장 윗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조직이 움직입니다. CEO는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직원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합니다. 이는 그들이 당신의 생각을 알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나는 현직에 있을 때 가능한 한 현장으로 달려가 조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이 회사 벽에 걸려 있는 초상화나 연차 보고서의 사진을 통해서나 나를 볼 수 있도록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CEO들이 쉽게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비즈니스 전략만을 중시하는 것입니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쓰는 일은 전략을 마련하는 일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을 중시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을 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월급을 많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각자의 아이디어를 소중하게 생각해줘야 합니다. CEO가 구성원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면 소속감과 충성심 등은 자연스럽게 높아지죠. ‘내가 이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의견을 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생각과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것과 채택해 회사의 경영에 반영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신이 회사 사람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고 좋은 아이디어나 전략을 널리 퍼뜨리면, 조직 전체의 지적 능력이 한결 높아집니다. 이는 좋은 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한때 저는 사무실에 홀로 앉아 그동안 성과를 내지 못한 좋은 전략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정말 훌륭한 전략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인재를 얻지 못해 좋은 전략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을 상실한 리더는 죽은 존재입니다. 자신감과 자만심을 착각하는 리더들이 종종 있습니다.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자신감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밑거름이 됩니다. 자신 있는 리더는 자기 생각과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생각과 전략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지적인 토론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회의실에서 시간이나 효율성을 강조하고 격론을 피하거나 막으려는 사람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봐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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