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잡스 … 간 이식 받고 11개월 만에 신제품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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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이벤트’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그는 카메라·라디오·녹음기 기능이 탑재된 ‘아이팟 나노’ 등의 신모델을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창조와 혁신경영의 전도사’로 불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54)가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이후 11개월 만이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잡스는 전날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애플 이벤트’에 참석해 행사를 주관하며 신제품을 소개했다.

그는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오랜 병마에 시달린 탓인지 몰라보게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청바지와 검은색 셔츠는 그대로였다. 지루하지 않게 분위기를 끌고 가는 그의 말재주와 청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여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 서게 돼 행복하다. 난 애플로 돌아왔고, 애플의 일상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잡스는 자신의 간 이식 수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중반의 기증자로부터 간을 기증받았다”며 “그의 관대함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 장기 기증자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던 그는 지난해부터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으며, 올 1월 구체적인 병명은 밝히지 않은 채 병가에 들어갔었다.

이날 해외 주요 언론들은 잡스의 귀환을 크게 보도했다. 하지만 그가 들고나온 아이팟 신모델에 대해선 “기존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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