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저격수를 묶어라' 특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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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10일 시작되는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의 승부는 '한방' 으로 결정날 수도 있다.

기아 박인규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의 조성원에게 얻어맞은 결승 3점포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할 것이다.

먼저 2연승을 거뒀던 기아는 3연승을 앞두고 있었으나 93 - 92로 앞선 경기종료 7초6전 조의 3점포에 무릎을 꿇었다. 여기서 멍이 든 기아는 결국 3승4패로 밀려 2연속 우승의 꿈을 접었다.

결전을 앞두고 양팀 감독이 상대팀의 '저격수' 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현대에는 조성원, 기아에는 정인교가 있다. 감독들의 성향에 비춰볼 때 이들이 코트에 나서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짧은 시간에 언제든 상대팀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위험인물' 이다.

조성원은 이미 나래와의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매운 손맛을 보여줬다. 세 경기 평균 22득점, 3점슛 4.7개꼴이었다.

정인교는 아직 포문이 열리지 않았다. 삼성과의 준결승 두 경기에서 경기당 11분을 뛰었고 평균 4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정확성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슈터 정인교의 능력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없다.

두 선수는 정규시즌 내내 소속팀 감독들의 기피인물이었다. 현대 신선우 감독은 조성원의 수비와 팀플레이 수행능력을, 박인규 감독은 정인교의 스피드와 경기운영 능력을 못미더워했다.

그러나 조성원과 정인교는 모두 한차례씩 챔피언 결정전을 치러본 '큰 경험' 의 소유자. 부담많은 결승에서 이들이 한건 하리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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