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총영사, 평통 부회장이 던진 컵에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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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미국 시애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임원이 시애틀 총영사 관저에서 식사 도중 유리컵을 던져 총영사가 다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애틀 민주평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시애틀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 '평통 전.현직 회장단과 총영사 만찬'에서 이정주 현 시애틀 평통 부회장이 임원간의 말다툼 도중 참석자들을 향해 물컵과 와인잔 등 유리컵 3개를 연이어 던졌다.

이하룡 총영사가 급히 유리컵을 손으로 막았으나 팔과 얼굴에 파편이 튀어 피가 나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민주평통의 한 관계자는 "만찬이 진행되는 가운데 분위기가 조금 과열되면서 여기저기서 사회자의 동의없는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그때 총영사가 '관저에서 고성이나 과격한 발언을 삼가해 달라'고 말하는 순간 이 부회장이 유리컵을 들어 총영사쪽을 향해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발언권을 제지당한 이 부회장이 순간적으로 화가 나 유리컵을 던진 것 같다"며 "그러나 총영사를 겨냥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 후 이 부회장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만찬장 밖으로 끌려나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시애틀 민주평통 이영조 회장은 "당시 이 부회장이 조금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건 다음 날 곧바로 긴급임원회의를 소집해 평통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이 부회장의 모든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애틀 총영사관측은 8일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평통측에 다시는 한인사회에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공관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규명을 하고 평통 청문회도 실시하는 등 강경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주중앙 장열·이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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