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상술] 숫자 좋아야 돈복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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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장사를 하다 보면 이것저것 따질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재수 없는 일' 은 피하고 복 (福) 을 불러들이는 것도 그중 하나.

롯데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봄 정기 바겐세일 기간 중 최고 6천만원이 넘는 BMW 등 고급차 4대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이렇다 보니 '4' 라는 숫자가 사람들이 꺼리는 발음으로 영 맘에 걸렸다.

그래서 '4' 란 숫자를 상쇄시키기 위해 10만원짜리 상품권 1천장을 추가로 내놓아 총 1천4명에게 행운을 주는 이른바 '천사 (天使) 마케팅' 으로 바꿨다.

신세계도 이번 세일행사 경품으로 1년간 5백만원어치를 구매할 수 있는 '드림카드' 를 제공하면서 당초 5명을 고려했다가 2개 더 늘려 7개로 했다.

신세계 측은 경쟁업체의 물량공세가 워낙 강해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경품 숫자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럭키 세븐' 을 택한 것. 최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심정에서 이런 '미신 마케팅'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랜드 역시 세일기간 중 각 층별로 '3' 개 단위의 경품을 나눠 주고 있다.

레포츠 매장은 캠핑세트 30개, 여성의류 매장에서는 23개의 신상품, 신사복 매장은 3명에게 대형냉장고.세탁기.오디오세트를 각각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백화점은 봄 세일을 4월 초부터 시작했지만 그랜드는 3월 말부터 앞서 시작했다는 의미로 '행운의 숫자 3' 을 정해 이같이 경품을 제공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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