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양시 구두 수선공 10명 헌것 고쳐 나눠주기 3년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말끔히 수선한 헌 구두를 무료로 나눠드립니다" . 고양시 일대의 구두수선공 10명이 3년째 '헌 구두 나눠주기 주민축제' 를 열고 있다.

덕양구행신2동 무원마을 서광상가 앞 도로변에서 구두를 닦는 김병록 (金炳錄.41) 씨가 주동이 돼 해마다 헌구두 1천여 켤레를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金씨는 97년부터 인근 능곡에서 구두를 닦는 친동생 병만 (炳萬.30) 씨를 비롯, 일산신도시와 행신2동에서 일하는 이성범 (李聖範.38) , 김영석 (金永石.36) 씨 등 9명의 자발적인 참여를 받아 함께 행사를 벌이고 있다.

방 두칸 짜리 전셋집에 살며 결혼 13년째인 지금까지 새 구두 한번 사보지 못했다는 金씨는 "어려운 이웃들은 낡은 운동화도 제대로 신지 못하는데도 새 것이나 다름없는 구두가 마구 버려지는 현실이 안타까와 재활용 운동에 나섰다" 고 말했다.

올해는 오는 27일 행신2동 삼보아파트 옆 제2 근린공원에서 행사를 연다.

지난해엔 3천여명이 몰려 2시간 만에 구두가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행사장엔 '혼자 사는 노인 및 실직자 돕기 성금함' 을 설치, 구두를 받아 가는 시민들에게 모금도 한다.

지난해엔 1백50만원이 모여 행신2동 거주 장애인 20여명과 임진각.통일동산.놀이공원 등지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들은 도로변에 조립식 패널로 설치된 자신의 구두점포 앞에 "집에서 신지 않거나 버리는 구두는 가져다 주세요. " 라는 안내문을 써놓고 헌구두를 모은다.

이들은 올해에도 행신2동 부녀회와 인근 상인.교회.동사무소 등의 협조를 받아 1천여명의 노인과 영세민들에게 우동과 떡.과일 등으로 점심식사를 대접한다.

또 지역 전통놀이인 송포 호미걸이 보존회원들을 초청,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문의 019 - 246 - 3718.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