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 여고생들 집단자퇴후 술집접대부로 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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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여고생들이 '왕따' 에 시달리다 못해 무더기로 자퇴한 뒤 술집 접대부로 전락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경북 경주경찰서가 경주시내 여고를 대상으로 교내 폭력을 수사하던 중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경북 경주시 K여상에 입학한 L양 (16) 등 6명은 당시 J양 (17.3학년) 을 중심으로 '양언니파' 라는 교내 폭력서클을 결성한 선배 9명으로부터 집단괴롭힘을 당하자 같은 해 5~6월 각각 자퇴서를 내고 학교를 그만뒀다.

L양 등은 수업을 마치고 귀가를 위해 버스를 탈 때마다 이들 선배들이 남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치마를 치켜들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이른바 '아이스케키' 라는 모욕을 당해왔다.

또 친구 H양 (16) 은 이들로부터 폭행당해 고막이 파열되는 등 피해를 보자 이같은 사실을 자퇴이유서에 밝히고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자퇴한 L양 등은 그 뒤 경주시내 G.S주점 등을 돌며 삐삐번호를 알려주며 술집 일을 자원해 접대부로 일해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한편 경북 경주경찰서는 26일 L양 등을 포함, 경주지역 3개 여고생 30여명을 접대부로 고용해 술시중을 들게 하고 윤락행위를 알선한 혐의 (청소년보호법 위반) 로 경주시 C주점 업주 李혜영 (21.여.경주시양북면죽전리) 씨 등 7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E주점 업주 李옥선 (51.여.경주시황오동) 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주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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