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숨가쁜 '집안빅딜'…인사·조직개편 회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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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의 체제 정비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세영 (鄭世永) 명예회장 일가로부터 현대자동차 지분을 넘겨받은 정몽구 (鄭夢九) 회장은 현대차 경영을 친정체제로 굳히기 위한 인사 및 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을 맡아 그룹에서 분가하기로 한 鄭명예회장 부자 (父子) 역시 재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양사에 다시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특히 산업개발은 소유권이 완전히 바뀜에 따라 최고경영층뿐만 아니라 주요 간부진의 대폭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현대자동차 = 몽구회장은 9일 현대차 회장 취임식을 갖는데 이어 12일 이사회에서 의장직도 겸임, 명실상부한 '1인 체제' 를 갖추기로 하고 후속인사와 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는 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이는 이방주 (李邦柱) 사장 후임에 鄭회장의 측근인 노관호 (盧瓘鎬) 인천제철 사장을 임명, 최고경영진에 'MK 친정체제' 구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현대는 박병재 (朴炳載) 기아자동차 고문을 현대.기아차 부회장에 임명하고, 이계안 (李啓安) 사장에게 기획.홍보.구매.재경 등의 핵심 업무를 맡기는 인사를 최근 단행한 바 있다.

◇ 현대산업개발 = 鄭명예회장측의 산업개발 장악 작업도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 우선 측근인 이방주 사장과 김판곤 (金判坤) 부사장을 산업개발로 데려가 이들로 하여금 총수직을 수행할 정몽규 (鄭夢奎) 회장을 도와 경영을 맡게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鄭명예회장은 6일 오후 서울삼성동 산업개발 사옥에 들러 중역진과 인사를 나누고 사무실을 둘러보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도 5, 6일 잇따라 이곳을 방문, 중역진에게 "열심히 해달라" 고 당부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의 계열분리 작업 = 현대로부터 산업개발을 떼내는 작업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鄭명예회장 일가의 현대차 지분과 현대그룹 및 정몽구 회장의 산업개발 지분을 지난 5일 주식시장 장내거래를 통해 맞교환했지만 산업개발의 현대 계열사에 대한 출자 지분 해소 등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측은 오는 7월 산업개발의 계열분리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鄭명예회장도 " (산업개발의 계열사 보유 지분을) 앞으로 몽땅 정리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산업개발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42.82%).인천제철 (15.11%).고려산업개발 (21.18%) 등의 대주주여서 이 지분을 현대측에서 인수하려면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

차진용.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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