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외환銀 비상임이사 선임 김상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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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 은행주총에서는 시중은행에 여성 비상임이사가 탄생했다. 외환은행 김상경 (金相敬.50) 국제금융연수원 이사장이 그 주인공. 金이사장은 한국 최초의 여성 외환딜러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스탠더드 차터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은행 등 국내 외국계 은행에서만 20년, 그 중 외환딜러로서 14년을 일했다. 95년 중국은행 자금부장을 끝으로 현업에서 물러나 96년부터는 국제금융연수원을 설립, 금융인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인연 탓에 정부 추천케이스로 외환은행 비상임이사직을 맡게됐다. "은행 현업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는 그녀는 이사회 산하에 구성될 각종 위원회중 특히 외환딜러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리스크정책위원회에서 일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예전의 비상임이사하면 단순한 명예직에 지나지 않았잖아요. 하지만 이사회의 역할이 강화되는만큼 외환은행의 발전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 金이사장은 주총날 첫 이사회에 참석해 다른 비상임이사들과 독일 코메르츠은행에서 온 외국 임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서먹하기는 했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94년 외환딜러 생활의 경험담을 엮은 '나는 나를 베팅한다' 는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으며 올해 초에도 '환율 제대로 알면 진짜 돈된다' 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유니텔에 '김상경의 외환포럼' 이라는 정보서비스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金이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많았다면 IMF 위기를 맞지는 않았을 것" 이라며 "10만명의 금융인을 양성하겠다" 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지난해 연수원을 거쳐간 사람만도 1천여명. 기업이나 은행 특강까지 합치면 더 많다. 지금도 연수원에서 하루에 2~3시간씩 강의를 한다. 외환딜러를 시작할때 읽은 개론서 첫머리에 "한번 딜러는 영원한 딜러" 라는 문구에 매료됐다는 金이사장. 영원한 외환딜러이고 싶은 金이사장이 외환은행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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