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복제 송아지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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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복제양 돌리와 같은 방식으로 복제된 동물이 국내에서도 태어났다.

서울대 수의학대 생물공학연구실의 황우석 (黃禹錫) 박사팀은 지난 12일 오후 5시30분쯤 경기도 화성군의 D목장에서 태어난 43㎏짜리 암 송아지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체세포를 제공한 젖소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발표했다.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동물을 복제한 것은 세계 최초로 복제양 '돌리' 를 탄생시킨 영국과 소를 복제한 일본.뉴질랜드, 쥐를 복제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다.

'영롱이' 라고 이름붙여진 이 송아지는 어미젖소에서 떼어낸 자궁세포와 핵을 제거한 난자를 전기자극을 주어 융합시킨 뒤 대리모 소에 이식시켜 키운 것. 黃박사팀은 특히 채취한 난자의 핵을 제거할 때 난자에 조그마한 구멍을 낸뒤 핵을 짜내는 스퀴징 기법을 사용해 성공률을 기존의 2천분의1에서 2분의1로 크게 높였다.

또 세포주 수준에서 전염성 질병을 검사하고 염색체 검사로 가장 우수한 유전자를 택하는 새로운 기술도 사용했다.

복제된 소는 우유생산량이 연 1만8천㎏으로 일반 소의 3배나 되며 질병에 강하고 성장률이 우수한 초우량 유전형질을 지닌 젖소다.

서울대의대 서정선 (徐廷瑄) 교수는 "영롱이의 탄생은 국내 체세포 핵이식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며 "인간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게끔 형질전환된 동물을 복제할 수 있는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 고 평가했다.

黃박사는 "태어난 송아지 이외에도 젖소 및 한우의 체세포를 떼어 만든 80여개의 복제수정란 중 25개를 임신시키는데 성공했다" 며 육질이 우수하고 병에 강하며 체중이 빨리 느는 슈퍼 복제한우도 3월께 태어난다고 밝혔다.

黃박사는 앞으로 3년동안 슈퍼 젖소와 한우의 복제수정란을 2천개 이상 전국 농가에 무료로 보급할 계획. 그러나 이번 복제 성공으로 국내에서도 생명 대량 복제시대가 열리게 됨에 따라 생명체 복제를 둘러싼 윤리논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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