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개헌문제로 DJ-JP사이 고민하는 박태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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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총재가 더 미룰 수도 없게 된 '내각제 개헌' 문제로 골치를 싸매고 있다.

선 (先) 경제회생을 강조하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과 연내 개헌 의지를 다지는 김종필 (金鍾泌) 총리, 그리고 金총리의 노선을 따르는 당 사이에서 어정쩡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 19일 포항공대 졸업식 참석차 현지에 온 朴총재는 '경제회생 후 내각제 논의' 라는 자신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내가 어느 당 소속이냐" 고 반문하며 '찬성' 을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경제추세로 볼 때 '선 경제회생' 을 역설했던 지난해 11월과 똑같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고 피력했다.

朴총재는 최근 사석에서 "정치인 이전에 경제인.과학도로서 평소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인데 정치는 넷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당의 선량한 관리자일 뿐인데 당 사람들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 며 '삼각파도' 위에 떠있는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22일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내각제 얘기를 꺼낼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朴총재는 "그때 상황을 봐서…" 라며 말끝을 흐린 뒤 서둘러 간담회 자리를 떴다.

소속 정당보다는 청와대쪽에 기울어 있는 그 자신이 정국을 더 헷갈리게 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포항 =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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