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사업 '고유가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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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 상도동 건영아파트는 지난해 10월 낡은 중앙집중난방 시설을 뜯어내고 소형 열병합 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서 지금까지 절감된 비용은 4억원 가까이나 된다. 공사비 12억7000만원은 시행업체인 삼성에버랜드가 정책자금을 빌려 부담한 뒤 에너지 절감분을 이용해 갚아나가고 있다. 주민들은 4년 뒤 상환이 마무리되면 가구당 연간 60만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유가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SCO 사업은 아파트나 빌딩.공장에 에너지 효율화 설비를 설치한 뒤 여기서 발생한 에너지 절감 비용으로 설치비를 회수하는 사업 방식이다. 주민이나 빌딩주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 ESCO 기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160여개로, 삼성에버랜드. 효성. SK 등 대기업뿐 아니라 케너텍 등 중소기업도 포함돼 있다.

2002년 사업을 시작한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천안단국대병원, 서울 이촌동 청화아파트 등의 열병합발전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올해 에너지 관련 사업 매출 목표를 지난해의 두배 가까운 15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열병합발전을 시작한 효성도 반년 만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다섯곳의 수주를 따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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