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니, 불황에도 '빵빵'한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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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추억의 빵을 드세요'.

제빵 업체인 샤니의 감성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샤니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쳐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1000억원)보다 5% 늘어난 105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 부진으로 식품업계가 불황의 늪에 빠진 것과 대조된다.

샤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억의 빵' 마케팅을 강화했다. 1970.80년대 TV 광고를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매장에 틀게 하는 등 중년 여성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옛날 어렵게 살던 기억을 떠올리는 소비자들 덕분에 매출이 부쩍 늘어났다. 옥수수빵.단팥빵.보름달과 같은 추억의 빵 제품군은 매달 5억원 이상이 팔린다. 이 회사의 인기상품인 '프리미엄 숙' 식빵의 월매출이 8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효자상품인 셈이다.

또 '이야기가 있는 빵'이라는 주제로 매달 정한 테마에 맞춰 새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4월 딸기 페스티벌 때에는 딸기 페이스트리를, 5월 프루츠 페스티벌에선 멜론빵.애플빵 등을 각각 내놓았다. 이들 테마 상품도 매달 5억~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불경기 때는 개별 제품을 출시하기보다 테마별 제품군을 한꺼번에 내놓는 게 소비자의 눈길을 끌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샤니는 하반기에 '추억의 빵'을 더 강화한 '타임머신 1972'를 출시하면서 감성 마케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콩발효 식빵.유기농 과일잼 등 다양한 웰빙 신제품도 승부수로 생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북한 개성공단에 제빵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14일에는 샤니의 모태인 삼립식품 고 허창성 명예회장의 1주기 추도 행사가 열린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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