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구하고 숨진 수연이에게 초등생들 '찡한'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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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라면 겁나서 온몸이 굳은 채 그냥 서있었을텐데…. 넌 용감하게도 착한 일을 했으니 하늘나라에 올라가 천사가 될거야" "신문에 난 네 얘기를 보고 동생을 더욱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도 착한 일 많이 해서 나중에 천국 갈테니 그때 만나자" - .

후진하는 1t 트럭에 치이려는 동생을 밀쳐내고 대신 하늘나라로 떠난 '어린 천사' 곽수연 (당시 8세) 양의 소식을 전해들은 초등학생들이 9일 "기자 아저씨가 천국으로 보내달라" 며 수연양에게 띄우는 편지를 본사에 전해왔다.

하늘나라에서 웃고 있는 수연양의 모습이나 꽃.리본.하트 등 제각각의 무늬를 그려넣어 꾸민 A4크기 종이에 수연양의 이야기를 적어 보내온 주인공들은 서울관악구신림동 삼성초등학교 2~3학년 어린이 25명.

이들은 지난달 19일 겨울방학 NIE 특별활동반 수업을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학교는 다르지만 '수연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에 대해 토론을 벌인 끝에 세상을 떠난 수연이의 축복을 기원하는 편지를 쓰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또 딸을 잃은 고통에 시달릴 수연이 부모님에게는 "수연이가 하늘나라에서 부모님 힘내시게 도와드리라고 동생 명훈과 재은에게 얘기했을 거예요" 라며 위로편지를, 수연이를 구하러 출동했던 소방서 직원들에게는 "힘드시더라도 앞으로도 그런 일 있으면 애써주세요" 라며 격려편지를 보냈다.

수연양의 어머니 서정옥 (徐正玉.37.서울강서구등촌동) 씨는 "수연이를 위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고마울 따름" 이라며 "아이들 편지 덕분에 수연이가 편히 눈감을 수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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