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청소년들 위한 종합지원센터 만들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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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단체 대표로 10여 년간 일하면서 정부에 대해 비판과 질책을 많이 해왔습니다. 책임자가 되고 보니 솔직히 걱정이 앞서네요."

지난 2일 출범한 청소년위원회 최영희(54.사진)위원장. 그는 취임 소감을 묻자 걱정이 많다는 말과는 달리 자료 하나도 보지 않고 청소년 정책을 막힘없이 소개했다.

청소년위원회는 문화관광부가 맡아온 청소년 육성 업무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담당한 보호업무를 통합해 만든 기구다. 청소년 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해 위원장도 차관급으로 격상시켰다.

최 위원장은 "위기의 청소년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한편 청소년이 창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업무 방향을 밝혔다.

우선 '1522 희망 프로젝트'라고 명명한 방과 후 프로그램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국의 청소년 시설을 이용해 음악.미술 등 특기적성 교육과 숙제 지도 등 학습 지원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위기에 빠진 청소년을 상담.보호하고 교육하는 '청소년 종합지원센터'를 만드는 일도 최 위원장이 추진력을 발휘할 업무 중 하나다.

최 위원장이 청소년 문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3년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를 만들면서부터. 처음엔 주부들로 하여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취지로 그들의 관심사인 자녀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성 문제와 학교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면서 청소년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2년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를 만들고 일진회 문제 등 학교 폭력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만드는 데 앞장서 왔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평생을 운동에 매달렸다"며 소탈하게 웃는 그는 "학교 폭력 문제 또한 청소년위원회가 뿌리를 뽑아야 할 주요 현안"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70~80년대 학생.노동운동계에서 손꼽히는 운동가였다. 이대 사회학과 재학시절인 71년 이미경(열린우리당)의원, 장하진 여성부 장관과 함께 '새얼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학생운동을 했다. 이후 남편 장명국(내일신문 사장)씨와 함께 석탑노동연구원을 만들어 전국의 노동자에게 노동법을 소개하고 해설하며 명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최 위원장 부부가 함께 쓴 '노동법 해설'이란 책은 100만 부가 팔릴 정도로 베스트셀러였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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