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고의 발명품은…100여명 인터넷서 격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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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역사상 최고 (最高) 의 발명품을 찾아라. ' 지금 인터넷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전세계 과학자.철학가.작가 등 각 분야 저명인사 1백여명이 지난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발견이 무엇이냐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이 전자우편을 통해 밝힌 견해들은 다양한 전공만큼이나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첨단 과학시대의 상징인 인터넷에서부터 숫자 0의 개념.마취제.TV까지 갖가지 발명품이 줄을 잇고 있다.

인터넷은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미래사회의 모습을 결정지을 막강한 위력이, 고대 인도인이 만들어낸 숫자 0의 개념은 수학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다준 역할이 각각 선정배경이다.

또 전기나 미적분 등의 발견도 빼놓을 수 없는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는 현대문명의 중요한 동력원이고 미적분은 이론과학의 3차원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역할 때문.

이번 논쟁에서 이채로운 부분은 과학기술상의 진보보다는 '민주주의' 나 '종교' '자아개념' 같은 의식의 발전을 최고의 발명으로 꼽는 학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예로 민주주의는 사회정의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을 확대시켜 역사를 발전시킨 점 때문에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제시된 1백여개의 응답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인쇄기술' .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필립 앤더슨은 인쇄기술이 특권계급이 독점하던 지식을 대중에게 보급시킨 공로가 있다며 이를 선정했다.

이밖에도 시간의 수량화를 통해 과학에 객관성을 부여한 시계를 비롯, 여성의 지위변화와 노동분화 등 사회구조를 변혁시킨 공로 (?) 로 피임약 등도 거론됐다.

이번 토론은 지난 88년 조직된 세계 각국 유명학자 등의 네트워크상의 그룹인 '에지재단 (http://www.edge.org)' 이 지난해 10월 회원들에게 2천년 동안 인간이 이룩한 최고 발명품이나 발견에 대한 설문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과 독일의 디 차이트 등 해외언론들도 앞다퉈 이들의 토론과 의견에 대해 지상중계를 펼치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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