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파동]심야 난상토론 그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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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평검사 회의에서 '총장 중심 단결론' 이 나온 뒤 활력을 되찾은 검찰 간부들은 3일 전날의 난상토론 결과를 검사들에게 자세히 설명하는 등 사태 진정을 위해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대부분의 검사들은 "수뇌부의 변화를 지켜보자" 는 입장이었지만 일부 검사들은 "사안의 본질이 흐지부지됐다" 며 불만을 나타내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서울지검은 3일 오전 긴급 평검사 회의를 열고 1시간여에 걸쳐 회의결과를 소개했다.

석동현 (石東炫) 수석검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충분히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으며 검찰조직을 살리기 위한 최선책으로 총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검사들은 "총장 용퇴론에서 갑자기 입장이 선회한 배경을 명확히 설명해 달라" 며 불만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지검 검사들은 이날 평소보다 30분 이상씩 일찍 출근해 삼삼오오 사무실에 모여 회의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검사들은 '지켜보자' 는 쪽과 '너무 미흡하다' 는 쪽으로 반응이 양분됐으나 "일단 검사들의 의견이 모아진 만큼 대의명분이 없는 '제2의 행동' 은 실익이 없다" 는 의견이 우세한 모습.

○ …서울지검 동부.북부지청에서는 수석검사들의 회의결과 보고 후 사시 28~30회의 10년차를 전후한 검사들이 "수뇌부의 책임 부분이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은 "합의문을 채택한 이상 또다른 방식의 집단행동을 벌이거나 입장표명보다는 수뇌부의 판단을 기다리자" 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일상 업무로 복귀했다.

○…자체 성명서를 검찰 수뇌부에 전달한 부산지검 검사들은 회의결과에 허탈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 성명을 주도한 한 검사는 "수뇌부는 여전히 '순수한 뜻' 을 받아들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듯했고 검찰총장 사퇴.정치검사 퇴진 등 핵심 요구사항은 묻혀 버렸다" 고 말했다검사들은 또 "파동을 서둘러 덮어버리려는 인상이 짙었다" 고 평가했다.

사회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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